올 처음으로 10월에 집중…주가 바닥론 솔솔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이달 들어 현대차 주요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한전 부지 인수와 실적 부진 등으로 현대차 주가가 역주행하자 '책임경영' 의지를 적극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현대차 주가가 이제는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담도굉 현대차그룹(중국)유한공사 총경리(부사장)은 지난 17일 자사 주식 1000주를 총 1억7850만원에 장내매수했다. 담도굉 부사장이 주식을 매수한 시점은 현대차 주가가 장중 16만2000원을 찍으며 신저가를 경신한 날이다.
앞서 8일 서인권 파이롯트생산실장(이사)은 자사주 80주를 1472만원에 매입했고, 이광윤 현대차미국생산법인(HMMA) 구매담당 이사는 304주를 5728억원에 사들였다.
현대차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건 올들어 처음으로 모두 10월 한달에 집중됐다. 현대차 임원들은 과거에도 여러차례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으나 임원 신규선임에 따른 주식 기소유분 등재 등이 대부분이었다.
현대차 주가는 한전 부지 매입 발표를 전후해 주가가 20% 가까이 떨어졌다. 매입 발표 당일 주가가 9.17% 빠진데 이어 10월 들어서는 연일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우며 장중 한때 15만원대로 내려앉기도 했다.
조수홍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23일 종가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배로 리먼 사태를 제외하면 역사상 최저수준"이라며 "한전 부지 인수 이후 시장신뢰도 하락에 따른 할인 요인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수익성 악화 우려도 주가 급락을 부추겼다. 현대차는 지난 3분기 매출액 21조 2804억원, 영업이익 1조 6487억원, 순이익 1조 6151억원을 기록, 2011년 IFRS 연결 실적 발표 이후 분기 실적으로는 최저치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경영진들의 주식 매입 행보를 실적 개선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로 풀이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의지를 나타내 시장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이달 들어 부쩍 현대차 주식 매입 타이밍을 물어오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주가가 바닥권을 딛고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발표에서 2015년 중 신규 중간배당 등을 포함한 배당성향 개선을 약속했다"며 "실적 모멘텀 개선과 함께 투자심리의 점진적인 개선이 기대된다"며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23만원,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했다.
남경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4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개선될 것"이라며 매출액 22조5000억원, 영업이익 1조9700억원, 순이익 2조원, 영업이익률 8.7%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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