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 자동차 세금으로 매년 1조3000억 내고 있어
-반면 회장님들의 자가용 항공기는 비과세로 세금 면제
-기재부 "관련 과세 근거 없다"…"상황 파악해 볼 것"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일반인들은 자동차를 타며 연간 1조3000억원의 세금을 내고 있지만, 자가용 비행기를 소유한 회장님들은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가용 항공기에서 사용하는 ‘제트유’에 대한 과세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7일 기획재정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선 항공기와 자가용 항공기에 사용되는 항공유는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용 항공기를 타는 '회장님'들은 최대 168억원에 달하는 비과세 특혜를 받은 것이다.
반면 일반인들은 자동차 등을 이용할 때 휘발유와 경유에 세금이 붙어 매년 1조3000억 수준을 내고 있다.
자가용 항공기에 세금이 붙지 않는 이유는 ‘제트유’에 대한 과세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항공기에 사용하는 제트유 이외의 항공용 항공유는 과세하고 있다.
제트유는 휘발유 성분과 등유 성분을 섞어서 만드는 유류이므로 휘발유와 유사한 대체유류나 등유와 유사한 대체유류로 과세할 수 있다. 제트유를 휘발유 기준(리터당 539원)으로 세금을 부과할 경우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고, 등유 기준(리터당 90원)으로 세금을 부과할 경우에도 2200억에 달한다. 교통세를 납부하면 교통세액의 15%를 교육세로 납부해야 하므로, 실제 정부가 이로 인해 걷지 않고 있는 세금은 교통세까지 포함해서 최대 1조5000억에서 최소 2600억원으로 추산된다.
기재부는 향후 이러한 비과세 부분에 대해서 상황 파악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 의원은 "일반 국내선 항공사에 비과세를 하는 것은 다른 산업적 논리가 있을 수 있다"며 "자가용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의 항공료를 면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항공에 대해서는 국제 관례로 그렇게 비과세를 하고 있다"며 "자가용 문제에 대해서는 한번 상황을 파악해 보고 별도로 보고를 하겠다"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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