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27일 대한적십자사 국정감사는 김성주 총재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방불케 하며 진행됐다. 국정감사 불출석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김 총재는 23일 국정감사 불출석에 대해 거듭 사죄했지만 의원들의 추궁은 계속 이어졌다.
김 총재는 국정감사 초반부터 "불찰에 대해 사과한다"며 "국정감사 불출석 문제로 인해 큰 심려와 불편을 끼쳐 국민 여러분께 사과하고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기업인의 실용주의적 사고로 생각했다"며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기업 CEO의 무책임은 해당 기업의 파산을 부르지만 공공기관의 무책임은 해당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며 "국회와 국민을 모독한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지적했다.
이목희 새정치연합 의원은 "국회는 국민의 대표기관으로 국회 무시는 국민 무시"라며 "어느 피감기관의 장이 국정감사 날짜를 정하냐"고 지적했다. 앞서 김 총재는 국제회의 출장 등의 이유를 들어 23일 국정감사를 불출석한 뒤 27일 오후로 미뤄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김 총재는 이날 국감장에서 국제회의 참석 배경을 설명하며 "이번 국제회의는 4년에 한번 열리는 회의로 시간적 제약이 있었다"며 "이번에 가지 않으면 임기중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남북 적십사가 정치 상황의 한계 때문에 교류를 못했다"며 "이번 회의를 통해 다자간 공조체제를 거칠 경우 북한이 오픈하겠다(지원을 받겠다)는 잠정적 합의를 도출했다"고 회담의 성과를 전했다.
김 총재가 과거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캠프 선거본부장을 맡은 경력을 들어 보은 인사 논란도 벌어졌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정치적 체질이 아니라 그동안 정치인들 만나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며 "(총재 제안을 받은 뒤) 밤잠을 자지 못하고 고민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국제정치학적 고민에서 한반도의 현 상황이 위험하다고 봐서 경제적, 도덕적 붕괴를 회복시키기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나섰다"며 "보은인사였으면 수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한 적십자사 노조원들의 사퇴요구 성명 발표에 대해 김 총재는 "상황이 안정되면 노조원들과 만나 공개토론회를 하겠다"며 "제게 일할 기회를 주신다면 겸손하고 새로운 적십자사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날 국감은 김 총재의 과거 중국과 인도 비하 발언과 김 총재 취임 당시 성주그룹 직원들이 대한적십자사 자료 등을 열람하는 등 인수위처럼 굴었던 부분에 대한 논란도 벌어졌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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