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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분홍색, 운명처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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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이재영…"고교시절엔 상 거의 못 받았는데 프로선 받고 싶어요"


[용인=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분홍색을 사랑하는 소녀가 거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자 프로배구 신인드래프트 1순위 이재영(18·흥국생명). 그가 합류하면서 지난 시즌 V-리그 최하위에 그친 소속팀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재영과 흥국생명의 만남은 운명처럼 자연스럽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색깔이 분홍색이다. 인형이나 옷가지, 개인 물품을 고를 때도 색상을 보면 먼저 마음이 끌린다"고 했다. 스타 선수 출신 박미희 감독(51)이 지휘봉을 잡은 흥국생명은 올 시즌 '거미줄 배구'로 승부수를 띄웠다. 끈끈한 수비를 바탕으로 어느 팀을 상대해도 쉽게 지지 않는 경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구단명인 '핑크스파이더스'와 잘 어울리는 상징 선수가 왼쪽 공격수 이재영이다.

이재영은 19일 전년도 우승 팀 GS칼텍스와의 개막경기(3-2 승)에서 프로 데뷔전을 했다. 득점은 11점을 올렸다. 외국인 선수 레이첼 루크(26·호주)를 포함해 팀 내 네 번째다. 주목할 기록은 리시브. 자신에게 날아온 상대 팀의 서브 마흔 여섯 개 가운데 스물아홉 개를 세터에게 정확하게 전달했다. 성공률이 50%만 넘어도 정상급 리시버로 치는데, 이재영은 무려 52.2%를 기록했다. 이숙자 KBSN 배구 해설위원(34)은 "어린 선수가 데뷔 무대에서 아주 대범한 경기를 했다"고 칭찬했다.


고교 졸업반(진주선명여고)인 이재영은 지역 대표로 제주에서 열릴 제 95회 전국체육대회(10월 28일~11월 3일)에 출전한다. 박 감독은 이재영의 공백을 걱정했다. 흥국생명은 그가 빠진 두 번째 경기(23일·현대건설)에서 1-3으로 졌다. 루크가 32점을 기록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한 자릿수 득점에 그쳤고, 첫 세트에서는 서브리시브가 크게 흔들려 기선을 제압당했다. 박 감독은 "승부처에서 레프트형 공격수의 한 방이 필요했는데 그 부분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재영의 공백을 아쉬워한 것이다.


이재영은 육상 투포환 선수 출신 아버지 이주형(50·익산시청 감독) 씨와 배구 국가대표 세터 출신 어머니 김경희(48) 씨의 장점을 고르게 물려받았다고 한다. 근육의 힘이 남다르면서도 점프와 민첩성이 좋아 경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프로에 입단하면서 리시브에 큰 비중을 두고 있으나 사실 이재영이 욕심을 내는 부분은 공격력이다. 화려하고 빛나는 물건을 선호하는 성격에다 청소년대표를 거쳐 일찌감치 성인대표까지 발탁된 이력을 감안하면 주연이 되고 싶은 의욕은 당연한 결과다. 그래도 그는 "배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뒤에서 많이 받쳐줘야 외국인 선수도 더 잘할 수 있다. 우선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자세를 낮췄다. 박 감독도 "역할이 많이 바뀌어 혼란스러울 수 있다. 가급적 많은 주문을 하지 않고 팀 전술에 녹아들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유력한 신인왕 후보인 그의 프로 첫 시즌 목표는 소박하지만 분명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종별선수권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지만 상하고는 별로 인연이 없었어요. 득점이든 리시브든 부문별 상을 하나쯤은 꼭 받고 싶어요." 신인왕에 대한 욕심은 없는지 물었다. 당찬 표정으로 인터뷰하던 그는 수줍은 웃음으로 고개를 숙이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 이재영 프로필


▶생년월일 1996년 10월 15일 ▶출생지 전라북도 전주 ▶체격 178㎝·67㎏
▶출신학교 전주중산초-경해여중-선명여고 ▶포지션 레프트
▶소속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가족관계 이주형(50) 김경희(48)씨의 1남3녀 중 둘째


▶2014-2015 V리그 여자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
▶주요경력
-2013년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2014년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국가대표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국가대표(금메달)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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