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북한이 휘발유와 경유 등 중국산 정제유 수입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통계상 9개월째 '제로'인 중국산 원유 수입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4일 한국무역협회가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북·중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 실적은 전혀 없다.지난해 중국의 대북 수출 품목 가운데 원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사실을 감안할 때 아주 두드러진 예외다.
중국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52만 t 정도의 원유를 수출하다 지난해에는 57만 t으로 수출 규모를 늘렸다.월평균 4만t 이상 수출한 셈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한에 원유 수출을 중단했다기보다는 공식 통계에 넣지 않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중국에서 북한까지 이르는 송유관을 완전히 가동 중단시켰다고 다시 가동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들어 중국이 노리는 가동중단의 '목적'보다 손실이 더 클 것이라는 게 이런 주장의 근거다.
반면, 휘발유 등 정제유의 대북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올 들어 9월까지 모두 6000만달러 가까이 수출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나 증가했다.
북한이 원유 수입 자체는 줄였을지 몰라도 원유를 정제해서 나오는 석유제품은 수입 확대로 공백을 메우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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