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신 저임금·고급인력 市場 대이동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근 글로벌 생산허브로 급부상한 베트남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삼성, 롯데 외에 LG와 CJ 등 여타 기업들도 베트남 투자 규모를 확대하며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임금 상승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중국 대신 풍부한 인적자원, 저임금, 지리적 이점을 두루 갖춘 베트남을 전초 기지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22일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달 말 기준 베트남에 모두 35억5000만 달러를 투자, 전체 베트남 FDI 유치액의 31.8%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2위 투자국인 홍콩(15억2000만 달러), 3위인 일본(14억3000만 달러)과의 격차 역시 확대되는 모습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수도 최근 3300개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대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이 대폭 확대되면서 동반 진출한 한국 협력업체들도 급증하고 있어 올해 안에 무난히 4000개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 하노이상공인연합회(코참)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업체들의 현지 고용인력이 약 8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는 베트남 하이퐁 지역에 40만㎡ 규모의 복합공단 조성을 추진 중이다. 2017년까지 5억1000만 달러, 2023년까지 9억9000만 달러 등 총 15억 달러(약 1조6000억원)의 재원이 투입되는 대형 투자사업이다.
LG전자는 현재 베트남에서 하이퐁의 다른 지역과 흥옌 등 2곳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복합단지는 이 두 공장을 합쳐 대규모 생산기지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기존 흥옌 공장에서 만들던 TV와 세탁기, 텔레매틱스(차 안에서 인터넷으로 각종 정보를 주고받는 시스템)를 생산하게 된다. 라인 가동은 순차적으로 올해 연말부터 이뤄진다. 기존 흥옌 공장의 경우, 물류 창고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이퐁은 베트남 3대 도시로 수도 하노이에서 약 100㎞ 가량 떨어진 곳이다. 최근 들어서는 베트남과 중국의 경제협력벨트를 연결하는 핵심 공업도시로 각광을 받고 있다.
CJ그룹은 베트남 남부 동나이성에 연산 27만t 규모의 사료공장을 추가 건설, 내년 중에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일본 스미토모와 공동으로 남부 붕따우 지역에 연산 14만t 규모의 대형 제분공장을 건설 중이다. 아울러 CJ CGV는 올 연말까지 멀티플렉스 극장을 20곳으로 확대하고 이어 내년에는 10곳을 증설해 모두 30곳의 멀티플렉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CJ그룹은 베트남에서 '제 3의 CJ' 건설을 목표로 사료, 물류, 베이커리, 홈쇼핑, 영화, 유통, 바이오 등 7개 사업부문에서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뚜레쥬르(베이커리), CGV(극장)는 물론 CJ오쇼핑과 베트남 케이블 TV 사업자 'SCTV'가 합작 투자한 SCJ TV Shopping(홈쇼핑)은 현지 홈쇼핑 시장의 70%를 점유하며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베트남의 인건비가 중국 등 경쟁국보다 매우 저렴한 데다 젊고 우수한 인력이 많아 한국업체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한국업체들의 베트남 진출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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