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좋아지는 독서'…원리와 개념, 스토리로 만나자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창의성 교육 열풍이 불면서 수학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르기 위한 방법으로 '독서'가 강조되고 있다. 이제 수학교과서에는 매 단원마다 수학적 원리와 개념이 내포된 동화와 생활 속 이야기가 등장하고 수학 시험에서도 융합형 문제들이 출제되고 있어 수학에서 '독해력'이 중요해졌다. 조경희 시매쓰 수학연구소장은 "독서는 장기적으로 수학을 이해하고 좋아하게 만드는 데 매우 유용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조 소장의 도움으로 독서를 통한 수학 학습법과 자신에게 맞는 수학 독서 선택법을 알아보자.

◆책 많이 읽는 아이, 수업 참여율 높아= 수학은 아이들이 처음 접할 때 상대적으로 흥미도가 낮은 과목이다. 선행 지식이 없으면 상위 개념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때 아이들이 수학적 지식이나 개념에 좀 더 쉽게 접근하는 데 '독서'가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수학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멀지 않음을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이들에게는 만화나 동화 같은 세계, 시공간을 초월한 세계도 하나의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보자. 제약 없는 시공간, 다채로운 인물, 풍부한 소재,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이야기로 구성된 책을 통해 수학 지식과 개념을 습득하고 갈등이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몰입력, 자기주도력, 사고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 사고의 확장성이 좋은 아이일수록 평소 독서량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수학의 역사와 수학자 이야기, 또는 생활 속 수학 이야기가 들어 있는 책을 통해 수학에 관한 선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수학 도서를 많이 접한 아이들은 해당 영역을 공부할 때 자신감이 생겨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수업에 집중하게 된다. 조 소장은 "책을 읽은 학생들은 교사와 공감대가 쉽게 형성돼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수업 성취도도 높아진다"며 "책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을 자연스럽게 표출하는 활동은 수학적 논리력과 표현력을 기르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수학 도서, 어떻게 고를까= 수학 영재성이나 창의성을 길러주는 데 수학도서가 인기를 끌면서 수학도서를 묶은 패키지 상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명 작가부터 주제·연령·소재별로 다양하게 분류돼 있지만 부모가 아이에게 맞는 수학 도서를 선택하고 독후 활동을 지도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조 소장은 "좋은 책은 이를 읽는 아동의 정서적·지적 발달에 적합하면서 글과 그림이 조화롭게 완성돼 있어야 한다"며 "수학 추천도서 목록을 참고하거나 아이와 직접 서점에 가서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책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아이가 책 읽기에 큰 관심이 없다면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나 쉽고 짧은 이야기로 구성된 수학동화를 골라 본다. 수학동화의 주제는 가급적 학교 진도와 맞춰 아이가 이미 배운 내용이나 곧 배울 내용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스스로 읽은 동화가 어떤 수학적 개념과 연결되는지 생각할 수 있게 되면 효과가 높아진다. 수학동화와 함께 만들기, 퍼즐 등을 다룬 책을 통해 수학을 '놀이'로 체험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산, 논리, 성냥개비, 도형 등 대부분의 퍼즐은 기본적인 수학 개념을 이용해 아이디어와 사고력을 해결하는 방식이 많다. 초등학교 4학년 정도면 사칙연산, 소수와 분수, 평면도형 등 기본적인 수학 개념을 학습한 상태이므로 퍼즐의 종류를 넓힐수록 효과적이다.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문제해결과 추리방식을 요구하는 장편 수학동화, 개념과 원리를 소개하는 수학 역사, 수학자 이야기 등을 추천한다.

아이가 수학 도서에 재미를 붙여 읽게 하는 것을 목표로 둬야 하므로, 책을 읽은 후 곧바로 수학적 개념을 익혔는지 질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학 개념과 원리를 일일이 확인하고 이해시키는 것에 치중하다 보면 아이는 금세 책도 '공부'라고 받아들여 흥미를 잃고 거리를 두게 된다. 아이가 대화를 주도해 재미있었던 부분과 새로 알게 된 점, 궁금했던 점 등을 말하도록 독려한다. 퀴즈를 내는 방식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