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심리적인 부담 때문이었다."
양용은(42)의 솔직한 고백이다. '내셔널타이틀' 한국오픈(총상금 12억원) 개막을 이틀 앞둔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좋은 기억이 많았던 만큼 슬럼프를 벗어나는 계기로 삼고 싶다"고 했다. 2009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을 제패하면서 확보했던 5년간의 시드권이 올해로 끝이 났다. 지난 시즌 28개 대회에서 한 차례의 실격과 15차례의 '컷 오프' 등으로 상금랭킹이 177위로 추락했다.
최근 2년간의 부진에 대해 "잘 하고 싶은 마음만 앞섰고 정작 성적은 받쳐주지 못하다 보니 마음을 더 졸였다"며 "스스로 발목을 잡은 꼴이 됐다"고 털어놨다. "직장생활에 비유하면 정년퇴직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이라며 "나를 발전시키는 과정으로 삼겠다"는 다짐이다. 다음 시즌에는 PGA투어 초청 대회와 함께 아직은 시드가 유효한 유러피언(EPGA)투어에 전념할 계획이다.
"일본 퀄리파잉(Q)스쿨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양용은은 "이 상태로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지는 않다"며 "PGA투어에 반드시 재입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7월부터 스윙도 교정하고 있다. "동영상을 찍어가며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있다"며 "50% 정도 만들어졌는데 연습 때는 잘 하다가 실전에서는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무너지고 있지만 내년에는 완성된 샷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국오픈은 2006년과 2010년, 두 차례나 우승한 경험이 있는 인연이 깊은 무대다. 2010년에는 특히 최종일 선두로 나선 노승열(23ㆍ나이키골프)과 무려 10타 차를 뒤집는 기록적인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양용은은 "2010년 한국오픈 이후로 우승이 없다"면서 "4년 만에 좋은 결과를 내보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새롭게 했다. 대회는 23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골프장(파71ㆍ7225야드)에서 열전에 돌입한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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