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硏 "내년 3.7% 성장…환율 900원대 진입"

"경제성장률 올해보다 소폭 상승…구조적 저성장은 지속될 것"
원달러 환율 평균 998원 전망…"한은, 기준금리 당분간 동결 전망"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이하 연구소)는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3.7%로 전망했다. 이는 정부(4.0%), 한국은행(3.9%)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또 원·달러 환율이 내년에는 세 자리 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소는 20일 발간한 '2015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국내 경제는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재정·통화확대 정책으로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높아지면서 경제 성장률이 올해(3.5%)보다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계부채, 투자부진 등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하고 경제주체들의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정책효과가 하반기까지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김영준 연구위원은 "정책당국의 '끝장' 경기부양으로 순환적 회복이 가능하지만, 구조적 저성장 위험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민간소비의 경우 정책지원과 세월호 기저효과로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단 담배세·자동차세 등의 증세와 대외환경 악화로 소비심리가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수출은 미국의 경기회복과 세계 교역량 확대를 근거로 증가세로 예상했다. 하지만 중국 수입구조 변화와 원·엔 환율 하락으로 증가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는 국제원자재 가격 안정세, 원화강세,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 등으로 3년 연속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5~3.5%)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내년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 1008원, 하반기 988원 등 평균 998원로 예상했다.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달러화 공급우위 환경에 힘입어 원화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엔·달러 환율에 대해 장보형 경제연구실장은 "일본은행(BOJ)의 막대한 자산규모와 엔화 약세의 부작용 등을 감안하면 엔-달러 환율이 110엔 이상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기준금리는 가계부채 문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우려 등으로 한국은행이 당분간동결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김완중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심화되거나 엔화약세 심화로 기업실적 부진 우려가 높아질 경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내년 가계부문의 부채조정 지연과 기업의 신용리스크 부각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금리 환경지속과 부동산 규제완화 등으로 주택대출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계의 부채조정이 지연되고 투자수익률 제고 목적의 자산포트폴리오 변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 대내외 자금조달 여건의 악화 가능성, 엔저 부담, 중국발 경쟁위협 증대 등으로 한계기업은 물론 수출기업에까지 신용리스크가 부각되며 우리 금융시장의 상대적 안정성이 다시 시험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영준 연구위원은 "우리경제의 저성장 악순환이 장기화되면서 가계와 기업이 패배의식과 무력감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배당소득증대세제·기업소득환류세제와 같은 세제개편과 확장적 예산안 등을 국회의 동의를 얻어 빠른 시일내에 실행해서 실제 경제가 회복되는 것을 경제주체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