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지난주 국내증시는 지속되는 외국인 순매도세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감에 장중 1900선이 무너지면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됐다. 시장전문가들은 이번주 선진국을 비롯한 국내증시가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데다 유럽 경제 불안감까지 확산되고 있어 당분간 시간과의 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 피로감을 가중시킨 것은 유럽경제에 대한 불안감"이라며 "실적부담이 여전한 가운데 독일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에서 시작된 유럽의 문제는 그리스의 재정위기 재발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양적 완화정책이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는데 유럽은 여전히 경기가 개선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중첩돼 빚어진 조정이라 체감하는 강도가 훨씬 크게 느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부적으로는 경제성장에 대한 의심과 실적에 대한 우려가 중첩돼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판단했다. 서 연구원은 "실적과 경제라는 주식시장을 둘러싼 문제를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은 심리를 돌리는 것뿐"이라며 "결국 10월 말에 있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FOMC미팅까지 시장은 기술적 반등 이상을 보여주기 힘들 것으로 보이며, 10월 이후 통화 정책의 변화가 감지되는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주식과 채권의 변동성이 환율변동성보다 높아 금융시장에 경고음을 보내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환율변동성이 낮다는 것은 국내 증시에 다행스러운 현상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시장이 점차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어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 시장이 큰 폭으로 반등한데다 그동안 시장 국면 판단지표로 언급해 왔던 리스크 인디케이터들이 안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 직전 저점을 이탈했던 정크본드가 큰 폭으로 반등했고, 금리가 반등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반등에 성공했다. 패시브 펀드에서의 자금 이탈도 일단은 멈춘 상태다. 박 연구원은 "코스피 1900선에서 매도에 동참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며 "이번 주부터 급격했던 달러 강세가 누그러지고 시장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주 증시 체크포인트는 전기·자동차 업종의 3분기 실적발표다. 22일 LG디스플레이, 23일에는 SK하이닉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신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이번주는 21일 중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소매판매, 광공업생산, 22일 미국 소비자물가, 23일 발표될 주요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가 예정돼 있다"며 "특히 유럽 PMI지수를 통해서 유럽 경제상황에 대한 시장참여자들의 심리를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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