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비공개 채용으로 공무원임용 원칙 무시” vs 이청연 교육감 “지역사회 복직 요구 수용”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이 ‘인천외고 해직교사’ 특별채용과 관련, 교육부의 임용취소 요구를 거부하면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교육감은 교육부가 방침을 철회하지 않을 시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16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13일 이 교육감 앞으로 공문을 보내 지난달 1일 공립고교 교사로 특별채용한 인천외고 해직교사 2명에 대한 임용을 취소하라고 통보했다.
교육부는 교육공무원법 10조를 근거로 “교육공무원의 임용은 교원으로서 자격을 갖추고 임용을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능력에 따라 균등한 임용의 기회를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인천교육청은 특정인을 내정한 상태에서 비공개로 채용을 해 교육공무원 특채 제도의 취지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또 “최근 우수하고 능력있는 사람들의 지원으로 신규교사 선발시험의 응시 경쟁률이 매우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을 특별채용할 합리적인 사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특채한 전 인천외고 교사 박모, 이모 교사에 대한 임용처분을 내달 13일까지 취소하고, 오는 17일까지 ▲특별채용 추진 경위 ▲임용 관련 공문서류 사본 ▲추진 경과 및 임용 처분 취소 추진일정을 제출할 것을 통보했다.
하지만 이 교육감은 이같은 교육부 요구에 대해 특별채용의 배경과 취지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거부 입장을 분명히했다.
이 교육감은 “이들 교사의 복직을 위해 인천시의회는 ‘인천외고 해직교사 공립특채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고 여야 국회의원들과 시민사회의 요구 역시 컸다”며 “이번 특채는 교사의 역할 수행 차원이 아닌 해묵은 지역 교육의 갈등을 치유하고 화합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이들 교사를 두 달도 안 돼 다시 해직시킬 수는 없다”면서 “지역사회의 열망을 중앙정부가 좌절시키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교육감은 끝까지 교육부가 이들의 채용을 취소하라고 한다면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앞서 인천교육감선거 때 “파면 교사들은 개인비리가 아닌 사립학교 민주화와 관련해 해직된 것”이라며 “교육감 권한을 작동시켜 이들이 학교에 돌아가서 학생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전교조 인천지부장 출신인 이 교육감은 지난달 1일 전교조 출신의 인천외고 해직 교사 2명을 공립고교 교사로 비공개 특별 채용해 논란이 됐다.
이들 교사의 특채는 공모가 아닌 직접 통보하는 식으로 비공개 진행된데다 이들 중 1명은 해당 학교에 결원이 없는데도 교육감 직권으로 채용됐다.
이들 두 교사는 지난 2004년 4월 인천외고 학내분규 당시 불법쟁위 행위와 성실의무 위반을 이유로 파면됐으며 법원의 ‘타교 전직’ 등을 조건으로 한 화해 조정 결정을 이행하지 않아 2008년 12월과 2012년 7월 교사직을 각각 잃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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