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사단장' 긴급체포, 녹취록 들어보니 "다른 뜻이 있었던건 아니고…"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성추행 혐의를 받언 사단장의 긴급체포와 구속에는 피해자의 '녹취'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세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현역 사단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인 부하 여군이 송모 사단장의 성추행 사실을 담은 대화 내용을 녹취했으며, 이러한 녹취 자료가 송 사단장 긴급체포와 구속의 결정적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12일 "지난 8∼9월 최소 다섯 차례에 걸쳐 사단장 집무실에서 성추행을 당한 부하 여군이 이후 두 차례 더 사단장을 만나 성추행 관련 대화를 나눴으며, 이를 휴대전화로 녹취했다"며 "이 녹취록이 지난 9일과 10일 사단장 긴급체포와 구속 당시 증거자료로 채택됐다"고 말했다.
부하 여군이 성추행을 당한 뒤 송 사단장을 다시 만난 자리에서 자신에게 했던 성추행 사실을 재차 확인하며 이를 녹음했다는 것이다.
부대 병영생활상담관에게 최초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털어놨던 이 여군은 최근 육군본부 중앙수사단에 이 같은 녹취록을 증거물로 제출했고, 이러한 녹취록이 현역 사단장을 창군 이래 처음으로 긴급체포해 구속까지 한 배경이 됐다는 의미다.
녹취록에는 부하 여군이 "지난 번에 왜 껴안고 그랬습니까. 불편합니다"라고 말하자 사단장이 "그때는 다른 뜻이 있었던 것이 아니고 (자네가 부대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해) 어렵다고 그러니까 그랬다"고 해명하는 등의 대화가 담겼다.
또 사단장은 부하 여군이 성추행 문제를 걸고 넘어지자 "내년에 전역해도 (내가) 도와줄 수 있다"며 외부 발설을 막으려 했던 내용도 포함됐다.
군 관계자는 이 대목에서 "성추행을 당한 부하 여군은 송 사단장이 자신이 제대를 한 뒤에도 계속 만나려 하고, 지속적으로 추근대려 했던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며 "반면 사단장은 부하 여군이 성추행 사실을 강력하게 어필하자 이를 무마하려고 '실수였으니 이해하라'는 식으로 말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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