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한국어 앱 출시, 점유율 확대 노려
-사이버 검열 논란과 관련 이석우 대표 국감 증인 채택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다음카카오가 합병 출범에 따른 기쁨을 채 만끽하기도 전에 '검열 논란'에 따른 불운이 겹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카카오톡 대화가 정부의 검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논란이 확산되면서 모바일 메신저 이용자들이 대거 독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옮겨가자 텔레그램 측이 한국어버전을 출시하는가 하면,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는 이 사태에 대한 해명을 위해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출석 요구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사이버 망명지' 텔레그램 한국어앱 출시…다음카카오는 8일 공식 사과문을 공지하며 '검열 논란' 진화작업에 나섰지만 텔레그램이 공식 한국어 앱까지 출시하며 시장 확대를 예고하고 있어 줄 잇는 사이버망명을 제지하기 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
8일 텔레그램이 공식 한국어 앱을 출시했다. 마커스 라 텔레그램 언론·지원 부문장은 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주에만 150만명 이상의 한국 사용자가 등록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매월 5000만명이 텔레그램을 쓰고 있는데 한국은 이런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나라"라고 평가했다.
이에 다음카카오는 내부적으로 '비상시국'을 선포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열 논란을 시급히 진화하고자 8일 사과문과 함께 대화내용 저장기간 축소와 비밀대화 기능 도입을 골자로 한 프라이버시 보호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음카카오는 사과문을 통해 "카카오톡에 대한 감청 요청은 2013년 86건, 2014년 상반기 61건이 있었다"며 이에 대해 정보통신서비스사업자로서 통상적 절차에 따라 요청받은 내용을 제공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그동안 감청 요청을 받은적이 없다고 한것에 대해 “‘실시간 모니터링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다보니 마치 다음카카오가 감청 요청과 그에 대한 처리에 대해 부인하는 듯한 인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 이석우 대표 국감 증인 채택…설상가상으로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가 카카오톡 감청 논란과 관련해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서게 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서울고등법원 국감에 앞서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최근 검찰의 사이버 허위사실유포 전담수사팀 운영에 따른 ‘사이버 검열’ 논란과 관련한 질의를 위해 이석우(48) 다음카카오 대표를 오는 16일 서울중앙지검·고검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 공동대표와 함께 김인성 전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김승주 중앙선관위 보안자문위원회 자문위원도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이석우 대표 등은 오는 16일 서울고검 국감에 출석하게 된다.
앞서 야당 의원들은 법원이 SNS 등 통신 감청을 위한 통신제한 조치 영장을 무분별하게 발부하면서, 사생활이 침해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음카카오 주가에도 영향…사이버망명자가 줄을 이으면서 이 영향이 주가하락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출범한 다음카카오는 8일까지 주가가 4.18% 하락했다.
다음카카오가 시급히 도입한 프라이버시 모드 강화 방침으로 하락한 이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에 도입하기로 한 ‘비밀대화’ 기능은 1:1 대화에는 연내 적용할 예정이며 내년 1분기까지 다수가 참여하는 그룹 대화방에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프라이버시 모드는 서버에 암호키를 저장하지 않고, 개인 단말기에만 저장하는 '종단간 암호화' 기술이 적용된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암호화된 대화 내용을 풀 수 있는 암호키가 개인 단말기에만 저장되며, 대화를 나눈 사용자의 단말기를 압수해 분석하지 않는 이상 대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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