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실세 3인방 방문에 표정 확 펴져
현대아산 "금강산관광 재개는 기대, 一喜一悲 안해"
北 고위대표단 방한에 개성공단 기업인들 기대감↑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남북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 권력의 2인자 등 최고위급 실세 3인방이 한국을 방문함에 따라 단절된 남북간 경제 협력의 물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6일 현대아산 관계자는 "이번 북한 인사의 방한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며 "현대아산도 남북간 관계 개선에 따른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아산은 남북 경협 대표 기업으로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해운업 불황에 따라 현대상선의 경영 위기 등으로 현대증권 매각 등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을 감행하는 가운데서도 그룹내 대북사업을 담당하는 현대아산에 대한 희망은 버리지 않았다.
금강산관광사업과 개성공단관광사업이 중단된 2008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현대아산이 입은 피해액(관광매출)은 897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간 금강산관광객 30만명, 개성 관광객 10만명을 기준으로 추산한 추이다. 피해액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올해 연말까지 1조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북한 실세 3인방의 방문이 냉각된 남북 관계의 국면 전환 계기가 되기를 절실히 기대하는 이유다.
현대아산은 북한 권력의 2인자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정은 체제의 주축으로 알려진 최룡해 국가체육지도위원장 겸 당비서, 대남 총책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겸 당비서 등 북한 권력 핵심 3인방의 남한 방문 이후 재개될 남북고위급 접촉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3인방이 우리 측과 만남에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가동 재개 등의 문제를 꺼내지는 않았지만 남북 고위급 접촉이 10월말∼11월초에 재개되면 이들 문제가 우선 현안이 될 것으로 보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현대아산 측은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잇따른 신호들을 주시하고 있다"며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궁극적으로 금강산 관광 등 중단된 사업이 재개될 수 있기를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금강산관광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년 11월18일 뱃길을 통해 처음 시작됐다. 하지만 2008년 7월11일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한군 초병의 총에 맞아 사망하고 현재까지 6년간 중단됐다. 현대아산은 금강산관광 사업 재개시 2개월 안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다.
개성공단 기업인들 사이에서도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과 개성공단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신한물산 대표)은 "북한 고위대표단의 남한 방문을 일단 환영한다"며 "그동안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요구했던 문제가 이달 말 재개되는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논의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옥성석 나인모드 대표(전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도 "이번 정부 들어 처음으로 있는 남북간 교류 소식에 거래처에서 '개성공단은 걱정 없겠다'는 안부정도를 해 올 정도"라며 "좋은 분위기가 남북관계 개선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옥 대표는 "그동안 개성공단 삼통 문제를 비롯해 문제점 진전이 없었는데, 고위급회담에서 논의되기를 바란다"며 "고위급회담이 열리면 당연히 개성공단 문제가 따라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화해 모드'를 환영하면서도 5.24 조치, 삼통 문제 등 민감한 문제가 실질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희건 개성공단기업협회 수석부회장(나인JIT 대표)은 "모든 기업들이 이번 고위급회담 개최를 환영하고 있다"며 "하지만 개성공단 입장에서는 작은 것부터 실질적으로 풀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남북간 합의가 이뤄진 삼통 문제와 개성공단 인력수급 문제다. 이 부회장은 "남북이 삼통 문제에 대해 합의를 봤는데 실질적으로 개선된 것이 하나도 없다"며 "고위급회담에서도 개성공단의 중장기적 인력수급 문제에 대한 계획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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