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4일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 대해 외신들은 남북문제에 대한 논의 결과를 떠나 만남 그 자체 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저널(WSJ)은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이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는 소식과 함께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 자체가 극히 드문 경우라고 보도했다.
WSJ은 최근 북한이 올해 들어서만 100여발의 미사일과 로켓을 동해상으로 발사하면서 한국과 북한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고 북한 고위 관료들이 한국을 방문해 회담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AFP통신은 이날 열린 남북한 고위급 회담에 대해 두 지역 간 긴장된 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하며 북한 핵심인사들의 한국 방문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적인 중요성을 지닌다고 표현했다. 다만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 고위급 인사 방문 만으로 북한의 대외 정책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지나친 기대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AP통신과 영국 가디언도 북한 고위급 인사의 한국 방문 그 자체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표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 고위급 인사의 한국 방문과 회담이 두 지역 간 긴장 관계가 완화되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주변국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북한 대표단의 '깜짝 방한'이 10ㆍ4선언 7주년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하며 북한이이번 방한을 통해 10ㆍ4선언에 대한 성실한 이행 의지를 피력했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이 최근 남한을 집중 공격했지만, 이번에 대표단을 파견함으로써 실제 행동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중요한 일보를 내디뎠다고 전했다.
방남한 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통일선전부 부장 겸 대남비서 등은 이날 오후 인천시청 주변 영빈관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가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제외한 남북 양측에서 국방과 행정부에서 사실상 최고위급 인사가 참석한 회동에서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관한 덕담 외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재개, 2010년 천안함 폭침에 따른 대북 전면 교류조치인 '5·24조치 해제 등 남북관계 현안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갖기로 합의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