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코스피가 3분기 실적 우려와 엔저쇼크에 2000선이 무너지면서 하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일각에서 이달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나오면 엔저속도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유진투자증권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와 외환시장 안정을 결부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엔화는 연말 900원을 하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전세계 금융시장은 매크로, 기업이익 등 펀더멘털적 요인보다 주로 유동성에 과도하게 의존해왔는데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시점이 다가오면서 환율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향후 환율 움직임은 달러화 자산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하며 신흥시장 자금 이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달러강세와 엔저기조가 크게 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출구전략을 모색중인 미국과 달리 유럽과 일본의 통화완화 정책이 지속, 확대되면서 달러강세는 더욱 고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팀장은 "유럽은 미국식 양적완화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고 일본은 소비세 추가 인상계획과 함께 올해 말 종료 예정에 있는 양적완화를 연장, 확대하려 할 것"이라며 "양적완화 종료, 금리인상 가능성에 올라가는 달러화강세에 더불어 유로화와 엔화 가치 하락세는 달러 강세 속도를 더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도 외환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박 팀장은 "한국 통화당국이 환율 안정을 목표로 금리인하를 고려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일시적으로 엔화약세 흐름을 억제할 수는 있겠지만 일본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선다면 효과가 매우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며 "오히려 기준금리 인하는 달러화 대비 원화의 약세를 더 심화시킬 소지가 있고 이는 되려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위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달러화 강세 흐름이 지속되면서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은 1100원선, 원·엔 재정환율은 900원대 아래로 하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며 "환율문제가 지속되면서 증시 상단의 부담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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