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윤 제로의 테크유토피아가 온다"‥리프킨의 불길한 예언

시계아이콘02분 19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제러미 리프킨 '한계비용 제로 사회'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이윤 제로의 테크유토피아가 온다"‥리프킨의 불길한 예언 책 표지
AD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 '노동의 종말', '소유의 종말' 등으로 유명한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한계비용 제로사회'라는 저술을 통해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예고한다. 이는 전통적 시장경제주의자들에게는 불길한 예언일 수 있다. 그러나 미래사회 전망을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숱한 영감과 사유을 불러 일으킨다.

리프킨은 공유경제 모델과 사물인터넷 생산성이 산업자본주의를 대체할 것이라는 대담한 의견을 내놓는다. P2P경제와 인터넷상의 사회적 실천으로 에너지, 물류, 물적 생산이 공유됨에 따라 새로운 '협력주의자'들이 등장해 현재의 경제 시스템을 퇴장시킬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늘날의 비관과 사회적 불안에 맞서 21세기적 패러다임으로 발전해 갈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리프킨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무수히 많다.


실례로 2012∼2013년 새 '에이비엔비' 서비스를 이용해 뉴욕시 소재의 아파트와 주택에 숙박한 사람은 41만6000여명이다. 이 수치는 같은 기간 뉴욕 호텔업계가 1박 기준으로 100만개의 객실을 채우지 못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시장의 교환가치가 갈수록 협력적 공유사회의 '공유가치'로 대체된다는 얘기다. 최근 우리 사회에도 세어하우스가 등장, '따로 똑같이' 개인과 집단이 선택적 공존을 추구하는 주거 형태가 확산되고 있다. 자동차, 에너지, 통신 등은 물론 클라우드 펀딩을 통한 문화생산 및 향유에서도 더욱 폭넓게 전개되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소유권과 접근권의 개념 전환이 이뤄질수록 시장경제는 쇠퇴하게 된다. 공유경제는 결과적으로 자원 소비 감소, 지구 온난화의 대응책이 되기도 한다.

리프킨은 "역사속 거대 경제혁명은 결국 인프라혁명"이라고 강조한다. 즉 사물인터넷 인프라 확대로 시장경제와 공유사회의 양면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생성, 추가 고용을 일으키고 다시 인프라 투자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승수효과를 창출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눈여겨볼 경제혁명의 주체는 새로운 공유가치로 무장한 '협력주의자'다. 가령 여러 개인과 스타트업기업들은 저렴한 재활용 플라스틱이나 폐지, 지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원료들을 이용해 제로 수준의 한계 비용으로 3D 프린팅 제품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3D 프린터라는 신기술에 열광한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조차 미래를 변화시킬 차세대 신기술로 지목한 바 있다. 각국도 기술력 확보에 경쟁이 치열하다. 3D 프린터는 기술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각 개인들도 생산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3D 프린터가 가져올 제조혁명에 대한 예측은 상상을 블허한다. 3D 프린터로 작은 나노 물체부터 각종 전자 제품, 집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물론 총기와 마약류까지 만들어낸다. 출판계도 3D 프린터에 대한 서적으로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누구나 제품을 생산할 수 있고, 사업자가 될 수 있다.


리프킨은 2020년께 이렇게 제작된 3D 프린팅 제품을 무인 전기차나 연료전지 차량을 이용해 협력적 공유사회에 참여하는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한 사물인터넷(통합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모든 사물을 모든 사람과 연결한 인터넷) 플랫폼 덕분에 수백만 소규모 사업자, 사회적 기업과 개인들이 수평적 경제를 확립하고, 중개인들을 배제시킬 것이라고 설파한다. 이를 리프킨은 3차 산업혁명으로 간주한다. 2025년께는 사물인터넷혁명의 영향력이 글로벌경제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예측이다.


물론 무인헬기, 3D 프린터, 원격관제, 클라우드, 스마트그리드, 헬스케어 등 수많은 기술들이 인류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미래가 더욱 불안해졌다고 여긴다. 기술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정보 양극화가 심화돼 그 효용을 누리지 못하고, 이들이 수행하는 노동력 대체로 인간이 기계와 싸워야하는 시대가 왔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반면 리프킨은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리프킨은 전 세계적으로 공유경제에 대한 실험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현재 미국인의 40%가 협력적 공유경제에 참여하고 있다. 3D 프린팅 외에도 소셜미디어 사이트나 온라인 동호회, 협동조합을 통해 수많은 것들을 나누고 있다. 이제 사물인터넷이 생산, 유통에 들어가는 한계 비용을 낮추고 있으며, 각 개인들도 자신이 구상하는 상품을 언제든지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 즉 대량생산체제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으며, 대자본의 역할도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개인과 소규모 사업자의 협력이 양극화와 사회불안의 그늘을 걷어낼 지, 리프킨의 예견이 실현될 지는 미지수다.


AD

리프킨의 전망에는 기술 발전 혜택을 많은 사람이 누리게 하면서 창의력 등 인간 고유의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교육 시스템과 제도적 장치를 개선해 가는 노력이 동반돼야 가능하다. 거래, 커뮤니케이션 등에 수반되는 비용을 줄인다고 해서 근본적 변화가 일어날 수는 없다. 결국 대범한 이론도 정치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동시에 요구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제러미 리프킨이 지난 40여년간 주장해온 내용을 집대성한 미래전망서다. 그가 제시한 테크 유토피아의 비전은 인류가 서로 돕고, 협력하는 과정, 즉 휴머니티한 대안으로 평가할만하다. <제러미 리프킨 지음/안진환 옮김/민음사 출간/값 2만50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