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베트남 최고지도자인 응웬 푸 쫑 당 서기장이 1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았다.
해외 국가 정상이 삼성의 사업장이 아닌 서초사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쫑 서기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 베트남 투자 협력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은 전날부터 베트남 정상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서초사옥을 방문하는 해외 정상은 처음인 만큼, 미리 레드카펫을 깔아보고 리허설을 진행하는 등 꼼꼼히 준비했다.
쫑 서기장이 도착하기 한시간 여 전에는 이날 회의에 함께 배석할 사장들이 속속 도착했다. 회의에는 쫑 서기장과 이 부회장, 윤부근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 신종균 IM(IT·모바일)부문 사장,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 등이 배석한다. 베트남에 투자하는 삼성전자 각 부문의 담당 사장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다.
서기장 맞이는 신종균 IM부문 사장이 담당했다. 신 사장은 쫑 서기장이 도착하기 10분 전께 서초사옥 1층 로비에 나와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서기장을 기다렸다. 서기장이 도착하자 신 사장은 한국어로 "삼성전자 서초사옥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며 악수를 청했다.
쫑 서기장의 손을 맞잡은 채 신 사장은 "당 서기장님의 방문이 삼성과 베트남의 관계에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라고 차분히 말했다. 동시통역사를 통해 바로 베트남어로 전해들은 쫑 사장도 고개를 숙이며 화답했고, 수십여명의 방문객들과 함께 서초사옥 로비로 들어섰다.
쫑 서기장은 이 부회장, 사장들과 베트남 투자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한 뒤, 삼성전자가 베트남 남부 호찌민에서 추진하는 가전공장 투자승인서 전달식도 직접 참관한다.
베트남 최고지도자가 삼성 서초사옥을 직접 찾는 것은 삼성의 대대적인 투자가 베트남 경제에 미친 효과가 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삼성의 투자에 대한 '감사 차원'의 방문이기도 하다.
삼성이 이미 베트남에서 집행했거나 앞으로 집행할 예정인 투자규모는 약 80억달러로 잠정 추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공장(박닌성ㆍ타이응웬성) 외에 삼성전기 타이응웬성 공장과 삼성디스플레이 박닝성 공장 등 전자 계열사들이 대거 베트남에 진출했다. 또 삼성중공업도 베트남 진출 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앞으로 베트남을 전략 거점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베트남 정부 역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호찌민 동부 사이공하이테크파크(SHTP)에 들어서게 되는 삼성의 가전공장에 대해 6년간 법인세를 면제하고, 4년간 5%의 세율을 적용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의 삼성 생산기지를 방문해 보면 공장 뿐 아니라 근처 교통, 각종 인프라, 금융 등 여러가지가 활성화 된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삼성의 투자 금액이 1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베트남 정부도 삼성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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