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업실적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이 세계 주요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실적 추정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상승하고 있어 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IBK투자증권과 톰슨-로이터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 주요 17개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의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전망치는 -13.02%로 나타났다. 이는 17개국 중 가장 낮은 수치로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을 포함해 영국(-2.57%), 브라질(-2.03%), 러시아(-7.56%), 말레이시아(-0.29%) 등 5개국이 마이너스 증가율을 나타냈고 미국(6.56%)과 일본(7.14%), 중국(3.56%), 독일(2.63%), 인도(9.54%), 대만(20.31%) 등 12개국의 전망치는 상승했다.
어두운 기업실적 전망에 비해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기업의 이익 개선 없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MSCI 기준 한국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올들어 13.33%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오히려 거품논란이 있었던 미국(1.81%)과 독일(-3.28%) 등 선진국 시장의 PER은 큰 등락을 보이지 않았다.
시장전문가들은 기업 이익은 부진한 상황에서 증시 밸류에이션만 높게 형성돼 향후 증시의 추가 상승세가 뒷받침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익과 수급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어 주가 추가 상승을 이끌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4분기 시장의 흐름은 박스권 상단을 높이기에 역부족일 것"이라고 짚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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