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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세 달러에 캐리트레이드 축소…신흥국엔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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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가치 4년래 최고·신흥국 통화는 곤두박질…캐리 자금 이탈 조짐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달러 강세와 미국의 유동성 재흡수 등으로 달러 캐리트레이드가 축소되고 있다고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신흥국으로부터의 해외자금 이탈을 부추겨 경제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달러 캐리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미 달러를 빌려 고금리 국가의 통화나 자산에 투자해 차익을 챙기는 것을 말한다. 금리가 높고 성장성이 좋은 신흥국이 달러 캐리트레이더들의 주요 투자 대상이다.

그러나 최근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는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축소, 금리인상론까지 겹치면서 캐리트레이드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주요 10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블룸버그 달러 인덱스는 전날 4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0.2% 더 올랐다. 반면 신흥국 통화 가치를 보여주는 JP모건 EMCI 지수는 83.67로 11년만에 최저치로 내려갔다. 국가별로 터키 리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러시아 루블이 이달 들어서만 5% 넘게 떨어졌다. 브라질 헤알은 같은 기간 7.6%나 빠지면서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달러 가치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미국이 풀어놓은 유동성을 다시 흡수하면서 달러 캐리 투자자들은 손실을 막기 위해 신흥국 자산을 처분하고 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데이비드 하우너 전략가는 "이것이 캐리트레이드의 종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시장이 긴 조정기를 거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달러 캐리 자금의 빠른 이탈은 신흥국 경제에 위협요인이다. 신흥국의 경기회복에는 핫머니 같은 값싼 해외자금 유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자칫 대규모 자금 이탈 사태가 발생할 경우 신흥국 환율 및 물가 급등, 외환보유고 급감, 주식 급락과 같은 후폭풍이 몰아닥칠 수 있다.


FT는 자금 유출 분위기가 이미 신흥국 채권 시장부터 감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흥국 통화표시 채권 시장에 유입된 해외 자금은 2조달러(약 2111조원)가 넘는다. 이는 인도네시아와 멕시코 경제를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신흥국 채권 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7년 8% 에서 2012년에는 17%로 늘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신흥국에서 현지 통화로 발행된 채권은 지난 8월 220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월평균 발행액 620억달러의 35% 수준에 불과하다. 그만큼 투자 수요가 줄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신흥국 채권 가격 추세를 보여주는 JP모건 GBI 신흥통화 채권지수는 7월 고점 대비 6%나 빠진 상황이다. 씨티은행에 따르면 이스라엘 셰켈이나 체코 코루나 등 일부 통화 채권 사이에서는 이미 투자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FT는 대외자금 의존도가 높은 말레이시아, 폴란드, 헝가리,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이 달러 캐리트레이드 축소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현지 채권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달한다. 다른 국가들은 35% 수준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제라르도 로드리게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까지는 캐리트레이드 시장의 혼란이 엿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신흥국이 금융경색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은 현지 채권 및 자산시장의 회복력에 대한 시험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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