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올해 한국인들이 해외여행에 쓴 돈이 일본인들의 해외 관광 지출액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은 원화강세로 여행비 부담이 줄어든 반면 일본인들은 엔화약세로 외국 여행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한국은행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해외 관광지출액은 217억달러(약 22조70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에 일본의 해외 관광지출은 218억달러로 격차가 1억달러(약 1000억원)까지 좁혀졌다.
일본의 인구 규모는 한국의 2.6배인 데다 국내총생산(GDP)은 4배여서 그동안 해외 관광지출액은 한국보다 많았다.
10년 전인 2004년만 해도 일본의 연간 해외 관광지출은 382억달러인 반면, 한국은 124억달러에 불과해 격차가 258억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아베노믹스'를 추진하면서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2012년 말 달러당 86.76엔이었던 달러·엔 환율은 작년 말 105.04엔으로 21.1% 낮아졌다. 해외여행을 나가는 일본인 입장에서는 비행기표, 호텔비 등이 1년 만에 20% 이상 비싸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인들은 관광지출을 2012년 279억달러에서 작년 218억달러로 1년 새 61억달러(21.9%) 줄였다.
반면 한국인들은 해외 관광지출을 대폭 늘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012년 달러당 1126.88원에서 작년 1095.04원으로 2.8% 절상됐다. 올해 8월까지의 평균환율은 1042.64원으로 낮아졌다.
한국의 해외 관광지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150억달러까지 줄었다가 2010년 188억달러, 2011년 199억달러, 2012년 206억달러 등 4년 연속 증가했다.
올해 7월까지의 누적 해외 관광지출은 113억5600만달러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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