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추석연휴 이후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1조원 이상 매도세를 보이면서 수급공백에 따른 지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환율 부담과 수출대형주 부진이 지속되며 외국인이 매도세로 완전히 돌아설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전문가들은 현재 외국인 매도세의 주요 원인인 환율문제가 심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계 자금 중 비중이 큰 미국과 유럽계 자금도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중장기적 매수추세가 바뀌진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오전 9시3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대비 7.78포인트(0.38%) 내린 2021.13을 기록 중 이다. 전날 8월초 이후 처음 2030선 아래로 내려온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이 지난 11일 이후 전날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1조388억원을 매도하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달러화 강세로 인해 원화대비 상대적으로 약해진 엔화가 수출대형주들의 부진으로 연결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약해지고 있다. 서울외국환중개소에 따르면 원ㆍ엔 재정환율은 이달 초 971.98원에서 전날 955.53원까지 16원이상 급락했다. 이에따라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차 주가가 24일 개장 직후 각각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수출대형주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일본과의 수출경합도(ESI)가 높은 상황이라 원ㆍ엔 환율이 10% 내려가면 국내 총수출이 9%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대 중국 수출까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엔화 약세 지속이 투자자들에게 주는 심리적 부담이 크다"고 짚었다.
그러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어 엔화 약세 현상이 심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본정부 역시 지나친 엔화 약세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염려해 추가적 금리하락을 유도하기보다는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며 "또한 10월 이후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일본 대비 상대적으로 높았던 한국 실질금리 수준이 낮아지면 엔저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외국인 매도세를 이끌고 있는 주체가 비중이 큰 미국과 유럽계 자금이 아닌 단기성향을 지닌 조세회피지역 자금이기 때문에 중장기적 추세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민병규 동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도세 주체는 국내 증시에서 비중이 높은 미국계(40.1%)나 유럽계(13.2%)가 아니라 룩셈부르크, 케이만아일랜드 등 조세회피지역(8.0%) 자금으로 보여 전체 외국인 자금의 움직임이 매도 추세로 전환됐다 보기 힘들다"며 "또한 최근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대부분 반영됐다는 인식이 높아져 매수세로 돌아올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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