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한국 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확대가 기업의 생산성을 제고하며, 이로 인한 수출의 낙수효과가 10대 유망 비교우위 수출상품을 생산하는 중소 수출기업들 뿐 아니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중소 내수기업에서도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8일 '10대 주요 수출상품의 경쟁력 분석: 경제적 복합성을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제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확대가 상품복합성과 기업의 생산성 제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수출 제조업이 성장한계를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가치사슬을 활용해 지식을 확충함으로써 새로운 수출상품을 개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가치사슬(GVC·Global Value Chain)이란 기업의 글로벌 경영여건, 지리적 위치, 생산요소부존도 등을 감안해 생산과 경영을 지리적으로 분리, 비교 우위가 있는 경영환경에서 기업 활동을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생산과정이 여러 국가에 걸쳐 있고 다수의 기업이 유기적 생산 협력 관계에 기반해 상품을 완성하는 일종의 생산가능지식이 축적되어있는 지식네트워크다.
예를 들어 프랑스·독일·영국·스페인 4개국이 설립한 세계최대의 비행기 제작회사인 에어버스(Airbus)는 27개국 1500개 공급원의 참여로 비행기를 제작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상품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생산능력을 ‘생산가능지식’, 수출상품에 내재되어 있는 생산가능지식의 수준을 ‘상품복합성’이라 정의했다. ‘상품복합성’은 상품이 얼마나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구성돼 있느냐로 측정할 수 있는데, 상품 복합성이 높을수록 상품 제작 시 높은 수준의 ‘생산가능지식’을 요한다.
분석 결과, 한국 제조업 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확대로 인해 상품복합성이 1% 증가할 경우, 기업의 생산성이 0.5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상품의 생산과정에서 글로벌 지식네트워크를 통해 국내외 기업들과 연결될 때, 생산가능지식이 확충되면서 기업의 생산성 향상 등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또 보고서는 상품복합성이 높은 새로운 유망 수출상품을 비교우위가 있는 수출상품으로 개발할 경우, 국내 중소기업의 내수판매 및 매출증진에 미치는 낙수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2011년을 기준으로 질소 화합물, 의료기기, LED램프, 백신 등 상품복합성이 높은 10대 유망수출상품의 수출이 31.8% 증가한 결과, 동일 산업 내 수출중소기업과 내수중소기업의 내수판매가 각각 약 39.6%와 5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제 2010년에서 2011년에 걸쳐 10대 유망수출상품의 국가 간 무역에서 상대적 우위를 뜻하는 비교우위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상품의 비교우위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10대 유망 수출상품은 HS4단위(관세 및 통계 통합분류) 1200개 수출 품목을 대상으로 현재의 수출산업 구조를 기반으로 생산가능한 새로운 수출상품 중 우리나라의 경제적 복합성을 높이는데 기여도가 큰 상품을 선정했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확대에 따라 생산가능지식이 확충되고 기업의 생산성이 증가하면 10대 유망 수출상품을 생산하는 중소 수출기업 뿐만 아니라, 수출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중소 내수기업에서도 내수판매 제고효과가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남석 부연구위원은 “경제성장 모멘텀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가치사슬을 활용해 생산가능지식을 확충함으로써 비교우위에 수출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최 부연구위원은 “무엇보다도 국내외 기업의 수평적이면서 수직적인 생산협력관계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특히 글로벌 가치사슬 안에서 연구개발, 디자인, 엔지니어, 소프트웨어, 부품소재개발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수출산업구조의 체질을 개선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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