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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시진핑 열전]중국 정치 1번지 중난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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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격동 한국외교의 Key-man 아베 & 시진핑]국가 자원 총동원 가능한 '슈퍼黨' 업은 X맨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 2012년 3월20일, 한국 언론들은 재미 중화권 매체를 인용해 중국 내란설을 앞다퉈 보도했다. 장갑차까지 동원한 무장경찰이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위치한 중난하이(中南海)를 포위했고, 이에 맞서 정규군이 출동했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사실 확인이 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연말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중앙정법위원회 서기)가 내란 혐의로 쌍규(雙規)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내란설이 허튼 소문만은 아니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내란설이 사실이라면, 저우 전 상무위원은 왜 하필 중난하이를 노렸을까? 중난하이는 자금성 서쪽에 위치한 호수다. 지금은 호수를 둘러싼 지역까지 일컫는다. 명(明)ㆍ청(淸) 시대에는 왕실 정원의 일부로 쓰였고, 지금은 중앙정부인 국무원과 공산당 본부, 그리고 전현직 수뇌부의 관저가 들어서 있다. 이런 이유로 중난하이는 중국 중앙정부나 공산당 고위관계자를 뜻하기도 한다. 중난하이는 그야말로 중국의 정치1번지다. 지난날 중국 황제가 살던 자금성(紫禁城)과 같다. 이런 이유로 일반인들에게는 공개되지 않은 비밀스러운 공간이기도 하다.

중국 중앙정부와 공산당이 한 곳에 모여 있는 중난하이는 곧 중국의 공산당이 중앙정부, 나아가 국가와 동일시 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 공산당 최고 수뇌부가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된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공산당 총서기를 같이 맡고 있다. 서열 2위의 상무위원인 리커창(李克强) 역시 국무원 총리를 맡고 있다. 장더장(張德江) 상무위원은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위정성(兪正聲) 상무위원은 정치협상회의 주석을 겸직하고 있다. 류윈산(劉雲山) 상무위원은 사상과 선전부분을 담당하며, 장가오리(張高麗) 상무위원은 상무부총리를 맡아 금융ㆍ재정을 맡았다. 왕치산(王岐山) 상무위원은 중앙기율위원회 서기로 반부패를 담당하고 있다.


사실상 한 몸처럼 돼 버린 당과 국가, 그렇다면 당과 정부 중에는 어느 쪽이 우위일까? 이를 명백히 알 수 있는 것은 지방성장과 지방성 서기의 관계를 통해 알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리처드 맥그래거 기자는 저서 '중국 공산당의 비밀'을 통해 당과 정부의 관계를 차량 번호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소개했다. 가령 상하이 당 서기의 번호판이 0001이라면 시장은 0002, 부시장은 0003 순서라는 것이다. 공산당이 국가 조직에서 가장 우위에 있다는 것은 당과 군의 관계에서도 확인된다. 판창룽(范長龍) 중국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최근 공산당 기관지 치우스(求是)에 "군에 대한 당의 절대적 지도라는 근본원칙과 제도를 유지하는데 흔들려선 안된다"며 "군의 비(非)당화나 비정치화, 국가화 등 잘못된 정치관을 철저히 제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민해방군은 국가의 군대가 아닌 공산당의 군대라는 것이다. 우리처럼 군대가 행정부에 속해있는 국가와는 다른 부분이다.

중국 최고위 정책결정기구 역시 국가기구가 아닌 당 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의라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몇몇 신뢰할 만한 정보통을 인용해 중국의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대기업 이사회와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공식적인 투표 표결 절차를 거치지 않는 합의제로 운영되며 각각의 상무위원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공산당 총서기이자 국가 주석은 기업의 대주주와 같이 발언권에 힘이 실린다고 분석했다. 다른 일각에서는 정치국 상무위원은 전통적으로 홀수로 임명되는 규칙이 지켜지는 것을 볼 때 사안에 따라 다수결 제도를 통해 의사결정을 한다는 분석도 있다.


공산당의 결정은 정치 외에도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중국최고인민법원이 중국의 의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판사들이 충성해야 할 대상은 당, 정부, 인민 그리고 법 순서였다. 변호사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사법부가 제정한 변호사선서 가운데에는 "조국과 인민에 충성하고 중국 공산당의 지도와 사회주의 제도에 따를 것을 보증한다"는 내용이 있다. 공산당의 영향력은 경제계에도 막강하다. 공산당은 국영기업 등에 대한 인사를 좌우할 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에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자본가의 공산당 입당을 허락하는 삼개대표론에 따라 민간기업인이 공산당에 입당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과 공산당의 관계가 더욱 밀접해졌다. 이 뿐만이 아니라 중국내 기업들에 속해 있는 공회(工會ㆍ노조) 역시 공산당의 하부조직으로서 기능을 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중앙조직부는 당내 인사는 물론 국영기업 등에 대한 인사, 교육기관, 노인ㆍ장애인 협회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정부조직 등에 공산당원들이 방대하게 배치돼 공산당에 보고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그만큼 폭 넓은 정보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고도로 중앙집중화된 중난하이의 정치시스템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와 달리 공산당 최고지도부는 원하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가자원을 총동원할 수 있는 전략적 우위도 갖고 있다. 중국이 넓은 영토와 엄청난 인구에도 불구, 짧은 기간에 정부의 경제성장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정치시스템의 장점을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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