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먹이사슬 따라 축적되는 현상 밝혀내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는 나노물질이 먹이사슬을 따라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한 나노물질이 생태계를 따라 쌓인다면 최종적으로 인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여서 주목된다.
국내 연구팀은 24일 형광나노물질인 양자점이 수생태계 3단계 먹이사슬을 통해 원생생물에서 물벼룩을 거쳐 어류까지 전달되는 것을 바이오이미징으로 시각적으로 확인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양자점(quantum dots, QDs)이란 나노크기의 결정체로 밝은 형광으로 광 안정성을 가지며 고유의 형광특성으로 바이오 이미징과 라벨링에 많이 사용된다.
나노물질은 생태계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를 나타내는 먹이사슬(Food chain)을 따라 직접적으로 노출된 생물체뿐만 아니라 이를 섭취한 다른 생물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위레벨로 갈수록 노출된 나노물질이 축적되고 위해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된 적은 있는데 먹이사슬 실험설계가 어려워 주로 2 영양단계(trophic level)의 먹이전이 연구들이 대부분으로 생태계 전반적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원생생물에 축적된 양자점이 물벼룩을 통해 최종적으로 어류로 전달되는 3 영양단계 전이를 시각적으로 확인했다. 양자점에 노출된 원생생물을 섭취한 물벼룩의 장과 이 물벼룩을 섭취한 어류의 장에서 양자점이 관찰된 한편 어류의 배설물에서도 양자점이 관찰됐다.
먹이사슬을 통한 나노물질의 전달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앞으로 나노물질의 안전성 평가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생체공초점현미경을 이용, 생물체내 축적된 형광을 띠는 양자점이 갖는 고유한 형광스펙트럼을 정밀하게 확인함에 따라 나노물질의 생물축적을 시각적으로 확인하고 미량원소분석을 통해 정량화했다.
이번 연구는 건국대 보건환경과학과 안윤주 교수(교신저자) 주도로 이우미 박사(제1저자)가 수행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핵심)과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연구결과는 독성학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톡시콜로지(Nanotoxicology) 온라인판 8월 14일자((논문명 : Evidence of three-level trophic transfer of quantum dots in an aquatic food chain by using bioimaging)에 실렸다.
나노물질은 21세기 들어 인류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물질 중 하나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물질로 치약, 로션, 선크림, 양말 등 생활용품은 물론 치료제, 건강제품 등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 최근 은나노와 일부 나노물질을 첨가한 화장품에서 유해성이 밝혀지기도 했다.
안 교수는 "생태계로 유출된 나노물질이 먹이사슬을 통해 전달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나노물질의 유용성은 위해성과 함께 연구돼야만 나노물질을 우리생활에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