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동안에도 정보 끊임없이 받아들여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인간의 뇌(腦)는 끊임없이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자는 동안에도 뇌는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은 의식하지 못하는데 외부 자극에 뇌가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인간은 자면서도 뇌를 통해 정보를 확인하고 해석하는 것으로 연구결과 확인됐다. 프랑스 파리 고등사범학교 연구팀이 수면 중인 뇌에 대한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외 매체들은 18일(현지 시간) 고등사범학교 (책임 연구자 Sid Kouider) 연구팀의 '수면 중에도 뇌는 활동을 멈추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파리 고등사범학교 연구팀은 지원자를 모집해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영역의 단어를 들려주고 오른쪽과 왼쪽 버튼을 누르게 하는 실험이었다. 첫 번째 단어 영역은 '고양이' '모자' 등 동물과 사물에 대한 단어를 들려줬다. 두 번째는 실제 단어와 발음은 되지만 사전에는 없는 어휘를 골랐다.
실험 참가자들은 이 두 카테고리의 단어를 듣고 오른쪽과 왼쪽 버튼을 각각 눌러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실험 참가자들은 어두운 방에 들어갔고 실험은 깨어있기 전과 잠들었을 때의 과정을 동시에 살폈다.
깨어있을 때 이들은 정확히 어느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어 조금씩 잠이 몰려오고 시간이 지날수록 참가자들은 잠에 빠져들었다. 참가자들이 완전히 잠이 들었을 때 두 영역의 단어를 계속 들려줬다. 잠이 든 상황에서 참가자들의 버튼을 누르는 동작은 당연히 멈췄다.
잠에 빠져들었을 때 버튼을 누르는 생리적 동작은 멈췄을 때 연구팀은 참가자의 뇌파 측정을 통해 두 개 영역 단어에 대해 어떤 반응을 하는지 살폈다. 놀랍게도 뇌는 계속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뇌파 측정결과 왼쪽 버튼을 눌러야 하는 경우 뇌의 오른쪽 영역이 움직인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오른쪽 버튼을 눌러야 할 경우 뇌의 왼쪽 영역이 반응을 보였다.
연구팀은 "잠이 들었기 때문에 버튼을 누를 수는 없었는데 뇌파 측정결과 뇌는 끊임없이 반응하면서 어떤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뇌가 수면 중에도 활동하는 것은 물론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재밌는 사실 중 하나는 잠에서 깨어난 참가자들은 잠들어 있었을 때 자신들이 들은 단어에 대한 기억을 전혀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반응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결과는 커런트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됐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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