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가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최종 입찰에 참여했다. 먼저 입찰 참여를 선언한 현대차그룹과 2파전으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삼성전자는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 경쟁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전자계열사 또는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 차원에서 부지 입찰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던 것과 달리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입찰에 나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계열사들은 이번 입찰에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삼성전자 단독으로 입찰했으며 부지 사용 계획 등은 18일 오전 최종 입찰자로 선정될 경우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그룹내 부동산 종합 개발 계획에는 삼성에버랜드, 삼성생명의 부동산팀이 관여한다. 이번 입찰은 삼성전자내 부동산 개발팀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계열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입찰건은 그룹 차원이 아닌 삼성전자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통상 그룹 차원의 개발 계획이 있을 경우 타 계열사의 부동산팀이 관여하지만 이번에는 삼성전자내 부동산 개발팀만 관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당초 재계는 삼성전자와 전자계열사, 또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이 컨소시엄을 이뤄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금 여력이 충분한 삼성전자와 해당 부지를 필요로 하는 계열사들이 함께 컨소시엄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증권가 일각에선 코엑스 건너편이라는 부지 자체의 특성을 고려해 호텔신라와 제일모직 패션부문, 삼성에버랜드 등이 개발해 수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바 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삼성전자가 단독 입찰에 나서며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최종 낙찰자가 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현재 부지 사용 계획을 밝힐 수는 없다"면서 "삼성전자의 향후 사업계획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어 삼성동 부지 입찰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경매로 나온 한전 부지는 축구장 12개를 합쳐 놓은 정도의 크기다. 감정가는 3조원대가 넘는다. 삼성전자는 부지 사용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서울내 마지막 초대형 부지라는 점을 감안할때 활용도는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부지를 개발해 별도의 부동산 사업을 벌이기 보다는 현재 사용중인 사업과 관련된 용도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삼성전자가 신수종 사업 또는 연구개발(R&D) 목적으로 사용한 뒤 먼 미래에는 삼성그룹 차원에서 삼성가 3세들의 주요 거점으로 변경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때문에 해당 부지를 개발해 별도의 사업을 벌이기 보다는 현재 진행중인 사업과 관련된 용도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교통, 위치 등 입지 조건이 좋은 삼성동 한전 부지는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등 서울 시내 거점이 필요한 기업들에게는 단순히 금액으로는 따질 수 없는 가치를 갖고 있다"면서 "삼성그룹 입장서는 자금여력이 좋은 삼성전자가 우선 부지를 확보해 놓고 먼 미래에 그룹 차원에서 태평로, 서초동과 함께 주요 거점으로 활용할 수도 있어 매력이 큰 곳"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이 부지 확보에 강한 의지를 보인 만큼 낙찰가는 4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은 18일 오전 10시에 낙찰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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