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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 동행취재]"안전, 아직은 보완점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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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수학여행 동행취재]"안전, 아직은 보완점 수두룩" 경기관광고는 15-17일 부산 벡스코, 누리마루 아펙하우스, 호텔 등을 찾아 관광산업 및 마이스산업 현장을 견학하는 '체험학습여행'을 실시했다. 변추석한국관광공사 사장(가운데 안경 쓴 사람)과 오성근 벡스코 사장(변 사장 오른쪽)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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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관광고등학교 2학년인 김 에스라양(18)은 이국적인 인상으로 아담한 키, 긴 생머리에 미소가 해맑다. 남학생들한테 인기도 많다. 장래 희망이 무엇이냐고 묻자 '관광 통역사'라고 주저없이 말했다. 그녀의 엄마는 필리핀 출신이다. 김양의 가정은 흔히 말하는 다문화가정이다. 김양은 "방학이면 외가가 있는 필리핀에 가서 어학 연수를 받으며 진작부터 통역사 꿈을 위해 준비해왔다"며 "졸업 후 호텔 등에 취업, 외국에서 온 여행객들을 위해 일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 같은 반 남학생인 김영웅 군(18)은 별명이 '히어로'(hero)다. 이름 때문에 생긴 별명이다. "평소 영웅처럼 행동하지는 않아요" 그래도 듬직해 보인다. 관광경영과에 다니는 그는 아직 장래 희망이 불투명하다. 컴퓨터 전산, 영어 회화 등 관광업 관련 실무 과목을 열심히 공부하기는 하나 명확히 결정한 것은 없다. 그가 관광고를 선택한 것은 학교가 있는 경기 여주군 대신면 인근에 집이 있어서다. 김군은 "호텔에 취업하지 않으면 여행 가이드를 하든지 이천 하이닉스반도체 공장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장래 희망이 뚜렷한 김양이나 아직도 방향을 못 찾은 김군이나 15일만큼은 모두 즐겁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봄 무산된 수학여행이 15일 시작돼서 모두들 신났다. 내년에는 취업, 대학 입시 등으로 바쁠 터다. 이들에게 사실상 이번 수학여행이 처음이자 마지막인 셈이다. 김양 등은 경기관광고 2회다. 1회인 선배들은 현재 3학년이다. 그래서 아직은 진로에 대한 모델이 없다. 2학년생의 고민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이번 현장체험여행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들뜬 표정이 역력하면서도 어느 한 사람 대열에서 이탈하는 사람 하나 없이 질서 정연한 모습을 보였다. 무분별하게 장난치는 학생도 없고, 이동할 때도 차분했다. 선생님들이 질서를 잡느라 큰 소리로 아이들을 부르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학생 대열 중에는 노란 조끼를 입은 안전요원이 배치돼 인솔교사 등과 함께 학생들의 수학여행을 이끄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안전요원은 교육부 지침에 따라 적십자에서 14시간의 안전지도사 교육을 수료한 은퇴 소방공무원들이다. 이번에 첫 배치됐다. 여행 전 학생들도 심폐소생술 등 다양한 안전교육을 받았다. 이런 교육 효과인지 경기관광고등학교 2학년생의 수학여행은 기존 수학여행 풍경과는 확연히 달랐다.

이른 아침 '산업 현장 체험여행'길에 오른 경기관광고교생들은 제일 먼저 차량에 오르자 마자 안전요원들로부터 스마트폰에 소방방재청의 '안전 디딤돌'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으며 긴급 사고 시 대응요령 등을 익혔다. 이미 학교에서도 실시한 안전교육의 연장선상이다. 수학여행단은 오후 1시께 부산에 도착, 갈비찜과 비빔밥으로 점심을 마치고 호텔을 찾아 견학에 들어갔다. 학생들은 "큰 호텔에 들어와 보기는 처음"이라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 했다. 연방 '멋지다', '굉장하다'며 감탄사를 토해냈다. 어느 학생은 각종 취사도구가 가지런히 정리돼 있는 호텔 주방을 둘러보는 동안 친구들에게 "꼭 호텔 조리장이 돼야겠다"고 속삭이기도 했다.

[수학여행 동행취재]"안전, 아직은 보완점 수두룩" 경기관광고 학생들이 숙소인 부산 아르피나 유스호스텔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이번 수학여행은 안전과 체험학습을 주제로 진행됐다.


'호텔 경영, 카지노 딜러, 관광 가이드, 관광 통역사....." 학생들은 꿈이 제각각이다.하지만 다들 관광산업에 종사하며 미래 관광한국이 이끌어가게 된다. 그래서인지 호텔 지배인이나 조리장, 마케팅 담당자들이 주방, 식당, 연회장, 면세점, 객실 등을 둘러보며 호텔 업무를 설명할 때는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겠다는 표정으로 눈을 반짝였다.


관광고생들이 많이 지망하는 카지노딜러 등 실질적인 취업 정보에도 흥미를 보였다. 이세정 양(18)은 "이처럼 멋진 호텔에서 일하게 된다는 생각에 호텔 조리장, 지배인 등이 설명해주는 말을 열심히 귀담아 들었다"며 "학교에서 배우던 것을 실제로 보고 확인하니 훨씬 이해가 쉬웠다"고 말했다. 인솔교사들도 "현장 견학 및 학습이 실질적으로 이뤄져 매우 유익한 시간"이라며 현장체험학습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이번 수학여행은 한국관광공사, 부산시, 부산시 교육청, 경기관광고 등이 '안전한 체험학습을 위한 시범 여행'을 위해 마련된 행사다. 앞서 교육부는 수학여행을 소규모 체험 학습여행으로 프로그램을 전환, 운영토록 각급 학교에 여행 지침을 마련했다. 특히 이달초 시도 교육청은 각급 학교에 22개 체험학습여행 점검 매뉴얼 작성 및 안전교육 실시 등을 담은 공문을 내 보냈다. 그러나 안전여행이 완전히 정착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공선애 세한여행사 대표는 "최근 각 교육청이 일선 학교로 시달한 22개 수학여행 매뉴얼 및 안전교육은 실효성이 높이기 위해서는 보완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각 일선 교사가 설문조사부터 학부모 의견 청취, 현장 답사 및 검증 등 22개 항목으로 이뤄진 매뉴얼을 모두 점검 작성하는데만 한달 이상 걸린다. 따라서 공 대표는 올 하반기에도 각급 학교의 수학여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한여행은 작년 40여건의 수학여행 서비스를 실시했다. 올 봄 30여건을 계약했으나 모두 취소되고 진행된 건수는 8건에 그쳤다. 가을철에는 한 건도 없다.


김종필 대한교육여행연합회장(오케이교육여행 대표)는 "근본적으로 안전한 수학여행을 위해서는 최저가 입찰제를 폐지하고, 최적가 입찰로 전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저가 입찰이 과당경쟁 및 질낮은 수학여행 상품 확산을 부추긴다는 설명이다. 또한 김 회장은 "일부 학교에서 수학여행이 재개됐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요원을 확보하지 못 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안전요원은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수학여행 시 안전요원 배치 의무화'에 따라 가을부터 배치가 이뤄지고 있다. 소방방재청 공무원 및 교사 출신 등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14시간 안전교육 이수 후 현장에 배치하고 있으나 아직 숫자는 태부족이다. 따라서 수학여행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안전대책이 추가 보완돼야한다고 말했다.


저녁을 마친 경기관광고생들은 부산 아르피나 유스호스텔에서 학생 장기자랑 및 관광·안전 등을 주제로 한 '도전 골든벨 및 레크레이션'을 실시하며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 이어 둘쨋날인 16일 오전 벡스코, 누리마루 아펙하우스 등 컨벤션 및 마이스산업 현장 등을 둘러보고 17일 영화 '명량'의 배경인 통영 등에서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에 관한 인문학 체험을 실시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는 수학여행을 위한 프로그램을 더욱 발굴하고, 각종 현장에서 나타난 안전여행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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