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8개월 맞은 강윤철 지점장
올 영업익 1000만달러 눈앞…홍콩지점 수익 넘보나
현지 기업 네트워크 활용해 IB영역 확장도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올해는 연간 업무이익 천만달러를 달성할 예정입니다. 제가 지점장으로 있는 동안 홍콩 지점의 수익을 넘어서야죠."
강윤철 외환은행 싱가포르 지점장은 부임 8개월째를 맞이한 수장답게 거침없이 포부를 밝혔다. 지난 2월 싱가포르 땅을 밟은 강 지점장은 말로만 듣던 선진적인 금융환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밝혔다. "국가경쟁력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는 나라니 어느정도는 기대는 했지만 금융환경과 제도가 무척 탄력적이고 개방적이라고 느꼈습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도 싱가포르는 아직 풍부한 유동성과 안정적인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싱가포르를 역외 위안화 거래 허브로 키우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외환은행 싱가포르 지점은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1년 837만달러였던 연간 업무이익은 2012년 896만달러, 지난해 953만달러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542만달러의 업무이익을 거둬 5년만에 1000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상업은행만 100여개, 종합금융사 40여개, 보험사 증권사가 200여개가 진출해있는 세계 4대금융 허브 싱가포르. 이곳에서의 성과는 오랜 역사를 기반으로 확보된 넓은 네트워크가 바탕이 됐다.
외환은행 싱가포르 지점은 1973년 설립돼 올해로 41주년을 맞았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개인고객 거래가 가능한 은행 라이선스(Wholesale Banking License)를 보유하게 된 것도 조기진출의 덕이 컸다. 최근에는 파이낸스아시아지(誌) 선정 한국 내 무역금융 최우수 은행(Best Foreign Exchange Bank)로 선정되는 쾌거도 이뤘다.
강 지점장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포함한 한국계 기업에 대한 대출이 40%, 신디케이트론 등 외국계 기업에 대한 대출이 60%로 구성돼 있다"며 "타은행 대비 한국계 대출 비중이 좀 작은 편인데, 이는 현지 기업 네트워크도 상당부분 확보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은행 싱가포르지점은 최근 업무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업금융(IB)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3월 외환은행 본점 투자금융부와 협업으로 4000만달러 규모 선박금융에 참여했고, 상반기에는 외환은행 IB 전문 현지법인인 'KEB Asia Finance'와 연계해 인도에서 2건의 거래를 성사시켜 14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또 한국계로는 유일하게 글로벌 곡물기업들의 수출입금융에 참여하고 있다. 올 상반기 곡물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포베이팅 상품은 평균잔액이 5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강 지점장은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현지직원들의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한국계 고객들과의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본국 파견, 사이버 연수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총 27명의 직원 중 22명이 현지 직원이다.
외환은행 싱가포르 지점은 태국,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 인접한 세 국가에 대한 거래도 확대시킬 계획이다. 싱가포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조업이 발달한 인접국에서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강 지점장은 "태국, 말레이시아, 미얀마는 싱가포르와 제도, 규제 등 모든 부문에서 차이가 많이 나 아직 접점을 찾는 게 쉽지가 않다"면서도 "제조업이 발달한 이들 국가에서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만 한다면 더 큰 성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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