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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 마무리한 與野, 기약없는 개점휴업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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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여야가 또다시 기약없는 '개점휴업'에 돌입했다.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위해 원포인트국회를 열었던 여야가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정국경색은 추석연휴 이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여야는 4일에도 정기국회 일정을 협의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공식일정을 보면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당내 회의만 진행했으며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같은 날 고리원전을 방문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전날 본회의 직후 기자와 만나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본회의에서 이미 봤다"고 답해 당분간 협상 개최 가능성이 없음을 시사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도 이와 관련해 "추석연휴 전에 지도부 간 만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여야 갈등은 상당한 파장을 낳고 있다. 국회 본연의 임무인 법안 처리는 지난 5월2일 이후 120여일째 단 1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는 여야가 합의한 90여건의 법안도 포함돼 있다. 특히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국회에서 논의도 없이 머물면서 개편 대상인 조직의 공무원들이 일손을 놓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상임위 차원의 현안인 법안소위원회 구성 문제도 세월호특별법에 가려 논외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정무위, 환경노동위 등 일부 상임위는 19대 후반기 국회가 시작된 6월 이후 지금까지 법안심사조차 착수하지 못했다. 정무위 여당 관계자는 "정기국회가 정상화되더라도 법안소위 구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심사가 불가능하고, 법안소위가 구성된다고 해도 심사기간이 짧아 졸속 입법이 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선거가 임박한 상황이었다면 국회 공전이나 체포동의안 부결이 가능했겠느냐"며 "위기의식이 없다는 게 정치권의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가운데 여야 온건파 의원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해 귀추가 주목된다. 야당 내 온건파가 장외·강경투쟁을 막은 데 이어 여당 내에서도 온건 성향 의원들이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 재선 의원은 기자와 만나 "최종 합의안 도출은 여야 간 공식 협상루트를 통해 이뤄져야 하지만 당내 강경파 설득을 위한 온건파 의원들의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 "필요하다면 온건성향의 여야 의원이 만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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