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감, '일반고 전성시대' 시동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서울시 내 일반 고등학교에 지원되는 학교운영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어난다. 또 학교 간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신입생 배정 방식을 개선하고 학급당 학생 수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서울시교육청은 3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일반고 전성시대 기본 계획(안)'을 발표하고 조희연 교육감의 중점 공약이었던 '일반고 전성시대' 정책에 시동을 걸었다. 다양한 수요를 가진 학생들이 혼재돼 있는 일반고에 '맞춤형' 정책을 편다는 게 큰 골자다.
우선 서울시교육청은 현재 학교당 평균 5000만원 수준인 학교운영비를 최대 1억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 금액은 교육여건이 열악한 학교를 우선으로 차등 지원될 수 있다. 시교육청은 학교 현장에서 의미 없이 이뤄지는 일회성 사업 등을 정리해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학교 간 성적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일반고 학생 배정방법을 바꿔 2016학년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고교선택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모든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에 배정되는 것은 아닌 만큼, 향후 고교선택권을 어느 정도까지 보장할지 각계각층의 의견을 모아 결정할 것이라고 시교육청은 말했다.
교원수급,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가되, 큰 예산이 필요한 만큼 상황이 열악한 학교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예컨대 특정 수업당 학생 수를 감축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며 "수학수업에서 학생들을 줄일 필요가 있다면 강사를 일부 충원하는 방식 등을 고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반고에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자율성을 더 많이 부여함으로써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배우도록 하고, 교내 직업교육 기회를 늘려 진학·진로교육이 권역별로 충족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현재 자사고 정책만 부각되고 있지만 이는 일반고 전성시대 정책의 일부"라며 "고교평준화 40주년을 맞아 일반고를 살려야 한다는 것은 사회적 동의가 이뤄진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무엇보다 큰 문제는 학부모의 경제력 격차가 너무 커졌고 이게 고스란히 학생들의 학업격차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라며 "국민적 토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교육청은 오는 12월까지 여론 수렴을 거쳐 방안을 구체화해 확정하기로 했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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