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품車 4대 빼돌린 직원 구속·노조원 총파업…추석 앞두고 불매바람 확산될까 곤욕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홈플러스 직원들이 고가의 승용차 경품 행사 결과를 조작해 애초 알려졌던 것보다 더 많은 승용차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노동조합이 진행 중인 홈플러스 불매운동이 더욱 힘을 받게 됐다. 일년 중 최대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홈플러스 측도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29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홈플러스 직원들이 승용차 경품 행사결과를 조작해 총 4대의 승용차를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업무상 배임과 영업방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홈플러스 보험서비스팀 정모(35) 과장은 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고 공범인 팀원 최모(32)씨와 최씨의 친구 A씨, 경품추천을 담당한 협력사 직원 B씨 등 3명은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정씨와 최씨는 2012년 5월부터 작년 6월까지 총 네 차례의 고객 대상 경품행사에서 지인의 명의로 응모해 1등으로 당첨되도록 결과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BMW 320d 2대와 아우디A4 한대, K3 1대 등 시가 1억5000만원 상당의 승용차 4대를 손에 넣은 후 되팔아 약 1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홈플러스 경품 행사를 둘러싼 범죄사실이 추가로 밝혀지자 노조 측은 회사를 상대로 한 투쟁강도를 높이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서비스연맹 소속 홈플러스 노조는 홈플러스의 비도덕적 행태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부분파업과 불매운동을 진행해왔다. 이날부터는 총 2500여명에 달하는 홈플러스 노조원이 총파업에 들어갔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오늘(29일)부터 총 파업에 돌입해 덕수궁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영국 대사관과 테스코, 상공회의소 쪽에도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라며 "일단 31일까지 3일간 총파업을 하고 회사 태도 변화가 없으면 유통업계 최대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총파업을 5~7일 연장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경품 비리 등은 몇몇 직원의 일탈 행위가 문제가 아니라 회사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만큼 사측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고객은 경품 사기로 속이고 직원들은 최저임금으로 쥐어짜는 나쁜 홈플러스의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앞으로 불매운동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측도 당황스러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 일단 경품행사 관련 범죄 사실이 추가 적발된 것에 대해서는 추이를 지켜본 후 내부 회의를 거쳐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시작된 노조 총파업과 관련해서는 점포 운영에 큰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노조 조합원이 총 2500명이고 홈플러스 총 인원이 2만6000명이기 때문에 총 파업을 해도 점포 운영이 어려워질 정도는 아니다"며 "일부 점포에서 결원이 많이 발생하면 본사나 다른 점포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조가 파업이나 불매운동 근거로 경품행사를 엮고 있지만 정확히는 관련이 없다"면서 "노조 측과 실무자 교섭 등 추가 협상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