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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살리기 vs 지방봐주기…예비타당성 제도완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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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살리기 vs 지방봐주기…예비타당성 제도완화 논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1회 재정관리협의회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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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나주석 기자]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를 15년만에 대수술하기로 한 것은 경제규모가 커짐에 따라 효율성이 떨어지고 지방에 대한 차별이 심화됐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타 제도는 도입 취지 자체가 경제성을 토대로 재정집행의 효율성을 갖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논리가 과도하게 개입할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예타제도, 재정건전성에 기여했지만= 예타 제도는 1999년에 도입됐다. 대상사업은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건설사업, 정보화사업, 국가연구개발사업 등이다. 예산 낭비를 방지하고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높여 대체로 순기능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예타 제도가 예산 편성의 한 과정이라는 인식이 정착돼 무리한 사업추진을 사전에 방지하는 역할을 했다. 1999∼2013년간 총 665개(303조8000억원) 사업에 대해 예타를 실시해 이 중 37%인 243개(129조5000억원) 사업을 타당성이 낮은 것으로 결론지었다.


여러 문제점도 노출돼 왔다. 예타는 경제성 분석(B/C) 결과에 정책적 분석과 지역균형발전을 더해 종합평가(AHP)를 내리는데 B/C는 1 이상, AHP는 0.5 이상이 돼야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 경제성에 40~50%, 정책성에 25~35%, 지역균형발전에 20~30% 비중을 각각 부여하는데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수요가 작은 지방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수도권 사업보다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방은 죽으란 말이냐"불만 폭발=기재부 관계자는 "예타가 경제성을 중점을 두고 분석하다 보니 지방 낙후지역은 사업이 거의 들어갈 수 없다"면서 "지방에서 '우리는 죽으란 말이냐'라는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개별사업 건별로 타당성 확보여부를 평가하기 때문에 사업부문내라든가, 다른 사업부문사업과의 투자우선순위 비교는 거의 불가능한 체계다.


경제규모가 2.3배 이상 커지면서 예타 건수 및 예타 수행기간도 늘어났다. 예타신청건수는 2005년 83건에서 2010년 162건으로 증가한 이후 올해는 126건을 기록했다. 평균 예타수행기간은 2010년 7.8개월에서 2012년 11.7개월로 늘어났다.


◆비중 큰 SOC만 상향조정= 정부는 예타 신청건수와 사업비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SOC 분야만 상향하되, 경제규모 변화 등을 감안해 총사업비 1000억원(국고기준은 500억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2005~2014년상반기에 SOC사업 건수는 682건(전체의 53.8%), 금액은 328조2000억원(60.8%)을 차지했다. 개선안을 적용하면 SOC사업 중 500억∼1000억원 사이인 27.6%가 예타 대상에서 제외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예타 대상의 경우라면 지역균형발전 평가비중의 가중치 하한선이 5%포인트 상향(20~30%→25~30%)된다. 이는 현재 22%수준인 지역균형발전 가중치를 현재 3%포인트 이상인 25% 정도로 상승시키는 효과다.


◆과도한 '지역구 챙기기' 우려= 행정부보다 입법부의 권한이 강해지는 추세 속에서 예타 제도가 완화되면 경제논리와 정치논리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13년 현재까지 '타당성 없음' 판정을 받은 사업 17개가 버젓이 예산이 편성돼 추진됐다.


이들의 추정 총사업비는 5조5051억원으로 이 중 2013년까지 2749억원의 정부예산이 지원됐다. 대구ㆍ경북 한방산업단지 조성사업은 비용 대비 편익이 0.41, AHP가 0.207에 불과했음에도 사업이 진행 중이다. 총 사업비 1272억원 중 현재까지 지원된 예산은 81억원에 불과해 향후 11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박근혜정부의 지역공약 106개 사업 중 34개가 SOC사업 공약이며, 이 중 예타 조사를 수행한 10개 사업 중 1개 사업만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총사업비가 22조원이 넘는 4대강 사업의 경우 예타를 피하고자 각 공사구간별로 사업을 분리했고 예타를 한 사업도 9개에 불과했다.


◆국회 대다수 찬성 분위기=국회 심의과정에서도 격론이 예상된다.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은 당초 모든 사업에 대한 기준을 1000억원으로 상향조정하는 개정안의 발의했지만 정부안에 찬성했다.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사업비 기준을 완화(상향조정)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예타의 예외조항이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있다면서 이를 엄격히 제한하는 법개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지방사업 되는 게 없어서 국회의원들이 요구했는데 정부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면서 "의원들이 아마 찬성할 것이다. 지금도 면제가 많아 예타의 실효성이 반감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총사업비 500억~1000억원으로 조사가 면제되는 사업들에 대해서는 간이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해 비용 적정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의도적으로 사업비를 축소조정 하거나 하나의 사업을 다수 사업으로 나누는 등의 편법적 행위에 대해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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