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국제 현상공모 통해 설계작 선정 … 2016년 말 개장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14년간 용도폐기된 채 방치돼 있던 서울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오는 2016년 '문화비축기지'로 재탄생한다.
마포구 매봉산 자락에 위치한 석유비축기지는 197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로 인해 국가적 차원에서 석유비축 사업을 추진하면서 건설됐으나 지난 2000년 용도가 끝나 버려진 공간으로 남아 있었다. 131만배럴의 석유를 담아뒀던 지름 15~38m, 높이 15m(5층 건물 규모)의 탱크 5개를 비롯해 주변 토지 등 총 규모가 10만1510㎡로, 서울광장의 약 8배에 이르는 대규모 공간이다.
서울시는 이 땅을 재활용하기 위해 국제 현상공모를 통해 설계작을 선정했으며 앞으로 설계와 건설공사를 거쳐 2016년 말 복합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고 25일 밝혔다. 선정된 설계작은 백정열 외 2인이 출품한 '땅(石)으로부터 읽어낸 시간(Petro-Reading the story of the site)'이다.
이 설계안에서는 5개의 탱크를 200석 규모의 공연장, 옥외공연장, 기획·상설 전시장 등의 콘텐츠로 채우거나 연결해 과거 탱크가 지어지는 과정과 현재의 간격을 공간적으로 재해석했다. 조성룡 심사위원장은 "과도한 설계를 자제하면서 이 땅이 지닌 지형의 고유 잠재력을 최대로 이끌어 냄으로써 탱크와 풍경이 하나가 된 유일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총 사업비 412억원을 들여 친환경 복합문화공간 조성을 완료하게 되면 이 일대 노을·하늘공원, 월드컵경기장 등 주변의 친환경 문화자원과 함께 서북권의 환경생태 및 문화공간거점으로 자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상암 지역이 디지털미디어시티로 눈부신 성장을 하는 동안 홀로 소외됐던 마포 석유비축기지를 시민들의 품으로 다시 돌려주기 위해 여러 공론화 과정을 거쳐 왔다"며 "기존의 산업유산을 무조건 철거하는 것이 아니라 장소적 특성을 살리면서 도시재생의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뛰어난 작품이 당선된 만큼 서울시를 대표하는 명소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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