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8일 이후 세월호 사고 실종자 추가 수색 성과 없어...격벽 붕괴, 기상 악화에 사망 사고 등 악재 잇따라...실종자 10명 가족들 '절망' 커져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전남 진도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한 달 넘게 실종자 추가 수습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민관군 합동 구조팀은 선실 내 격벽 붕괴가 진행되고 태풍 등 기상 상태가 악화되는 등 최악의 상황에서 수색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선원 1명이 사망하는 등 악전고투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간 희생자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추가 수습 가능성이 갈수록 줄어들어 10명 남은 실종자 가족들이 절망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21일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세월호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는 민관군 합동 구조팀은 지난 7월18일 이후 한 달 넘게 추가 수습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세월호 조리사 이모(56ㆍ여)씨의 시신을 선내 식당칸에서 발견한 후 34일 동안 추가 수습 소식이 없는 것이다. 지난 4월16일 세월호가 침몰한 후 희생자 수색 성과가 없기로는 최장 기간이다. 민관합동구조팀은 4월18일부터 선내 수색 작업을 시작해 한 달여간 280여명의 시신을 수습했지만 6월 이후에는 20여일에 한 번 꼴로 밖에 수색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선 기상 악화, 선내 수색 조건 악화 등 악재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여름철 들어 태풍, 장마 등이 잇따르면서 기상 상태가 악화됐다. 이날 현재도 아침부터 서해 남부 먼바다에 풍랑 예비 특보가 발효돼 사고 해역의 기상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수색 구조 작업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민관합동구조팀은 전날 오후 2시쯤 88바지선을 서거차도로 피항시켰고, 더 기상이 악화될 경우 남은 보령바지선도 피항시킬 예정이다. 수색에 동원된 중ㆍ소형 함정, 민간선박 등은 현지기상을 감안하여 피항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기상 악화로 세월호 수색 작업이 중단된 것은 이달 들어서만 2번째다. 7월에도 태풍 너구리 등의 영향으로 2차례에 걸쳐 3~4일씩 장기간 수색이 중단됐었다.
구조팀은 선체 내 격벽이 갈수록 약해져 붕괴되면서 수색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서서히 붕괴되기 시작해 최근까지 전체 111개의 객실 중 20여곳이 무너져 잠수사들의 수색작업을 방해하고 있다.
수색작업을 벌이는 이들의 사망사고까지 잇따르고 있다. 세월호 수색에 동원된 3공선호(139톤ㆍ저인망)의 선원 오모(62)씨가 20일 오후1시58분쯤 갑자기 쓰러져 목포한국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두 시간 만에 사망했다. 지난 8일 밤에도 사고 해역에 있다 태풍 때문에 피항하던 해양수산부의 관공선 선원 한 명이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이처럼 악전고투 속에서도 추가 실종자 수색 작업이 장기간 성과를 내지 못하자 이미 시신이 유실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진도에 남아 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절망은 더욱 커져 가고 있다.
이에 대해 범정부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선체가 침몰하면서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모르기 때문에 시신 유실에 대해선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추가 수습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잠수사 안전에 더욱 신경 쓰면서 수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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