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을 향한 전방위 사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고급 주택 소유를 기피하는 공무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부동산 업계는 정부의 사정작업 칼날이 공무원들을 향하고 있는 요즘 소유 주택을 싼 값에, 빠른 시일 안에 팔아 치우려는 공무원들이 늘고 있다고 입 모은다.
부동산회사 상하이 센타라인 프로퍼티 컨설턴츠의 장얀 매니저는 "공무원들은 요즘 주택을 빨리 팔아치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보통 시세 보다 5~10% 가량 할인한 가격에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을 팔 때 최대한 높은 가격을 받으려고 한 달 정도 시간을 두는 게 대부분의 경우지만 공무원들의 경우 2주 안에 주택을 양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베이징(北京) 차오양구(朝陽區)에 방 4개짜리 고급 아파트가 '헐값 매매' 수식어를 달고 시장에 나왔는데, 아파트 소유주인 공무원은 2250만위안(약 37억원)짜리 이 아파트를 200만위안(약 3억3000만원)이나 할인한 가격에 매물로 내놨다.
고급 주택 시장에서 20% 가량을 공무원들이 소유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고급 주택 매각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고급 주택 매입에 나서는 공무원들도 사라지고 있는 분위기다.
얀지룽 베이징대학 교수는 "그동안 공무원들의 전형적인 뇌물수수 형태는 부동산 열쇠를 선물로 받는 것"이라면서 "최근 정부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이러한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업계는 항저우(杭州)의 올해 상반기 고급 주택 매매가 54%나 급감한 것도 정부의 부정부패 단속을 피하고자 하는 공무원들의 발 빠른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에서 고급 주택은 '비리공무원'들의 대표적인 재산 축적 수단으로 인식돼왔다.
지난해 뇌물수수 등 각종 비리 혐의로 구속된 차이빈(蔡彬) 전(前) 광저우(廣州)시 판위 도시관리국 관리도 그와 가족 명의의 주택이 20채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말 비리 혐의로 구속된 우즈중(武志忠)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전 법제팀 주임도 가족 명의로 중국에 33채, 캐나다에 1채의 주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부패 척결 움직임이 가뜩이나 움츠린 부동산시장 경기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주택 매매는 지난 1~7월 10.5% 감소했으며 이코노미스트들은 부동산 시장 불황을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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