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17일 오후 1시 충남 서산 해미 성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아시아주교 60여명과 오찬'은 그야말로 충청도스러운 밥상이 차려진다. 주 메뉴는 한우등심구이와 낙지죽이다. 한식 이외에도 양식 몇 가지가 곁들여진다.
교황이 방한하는 동안 교황청 대사관 밖에서의 식사는 두 번이다. 그 중 한 번은 15일 대전 가톨릭대학교에서 '아시아청년 대표 20명'과 나눴다. 이번은 두 번째로, 대전교구 해미성지 측은 진작부터 지역신도들과 음식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특히 토속적이면서도 교황 및 아시아주교 등의 입맛에도 맞아야 한다는 판단에 몇 개월 전부터 음식을 개발해 왔다.
오찬에는 지역 특산물인 육쪽마늘이 곁들어진 한우 등심구이와 서해 청정 갯벌에서 잡은 낙지로 만든 낙지죽이 나온다. 육쪽마늘이 들어간 빵도 곁들여진다. 대전교구의 한 신부는 "교황과 주교들이 좋아할지 여간 걱정"이라며 "마늘을 주로 사용한 것은 특산물이라는 점과 건강 등을 염려, 힘을 복돋아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성껏 준비했으니 맛있게 먹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식기는 전부 교구에서 사용하던 것을 쓰고 평소 교황의 성품을 감안, 식탁 장식도 한국적인 문양인 '색동'을 포인트로 해 화려하지 않게 꾸며진다.
이에 앞서 15일 세종 대전가톨릭대에서의 오찬에는 참나무숯으로 구운 숯불갈비와 갈비탕이 나왔다. 갈비는 남미의 대표 전통음식 '아사도(Asado)'와 비슷한 방식으로 조리됐다. 식사에는 성심당의 빵과 호박전, 동태전, 송이버섯구이, 호박죽, 연어, 잡채 등이 나왔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청년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하느라 식사를 거의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역 신도들은 행사가 끝난 이후에는 해미성지를 찾는 순례객의 발길이 늘어날 것을 감안, '순례음식'을 관광상품화할 계획이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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