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시즌 10승에 도전한 네 번째 경기에서도 승수를 챙기지 못했다. 그러나 조금씩 제 페이스를 찾는 모습이다. 프로야구 NC의 오른손투수 이재학(24)은 13일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와의 원정경기에서 5이닝 5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일흔일곱 개. 볼넷은 두 개를 내줬고, 삼진은 세 개를 잡았다. 두 팀이 3-3으로 맞선 6회 등판을 앞두고 원종현(27)에 마운드를 넘겨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5회 KIA 김민우(35)에 2루타, 강한울(23)과 김주찬(33)에 각각 1타점 적시타와 1타점 2루타를 맞아 두 점을 내준 것이 아쉬웠다.
올 시즌 이재학은 스물두 경기 9승 5패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 중이다. 팀 동료 찰리 쉬렉(29·9승 6패 평균자책점 3.30)과 함께 다승 부문에서 공동 5위를, 최다이닝과 탈삼진은 각각 124.1이닝, 아흔여섯 개로 10위와 7위다. 지난해 스물일곱 경기 10승 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8로 신인왕에 오른 뒤 풀타임 두 번째 시즌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에 다소 부진하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한화와의 대전 원정경기에서 2.1이닝 8피안타(3피홈런) 7실점으로 난타를 당했고, 지난 8일 LG와의 마산 홈경기에서도 4.1이닝 6피안타(1피홈런) 4실점으로 고개를 떨궜다. 13일 경기 포함 후반기 등판한 네 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만 기록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제구가 다소 흔들렸고, 볼넷이 많아지면서 어려운 승부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재학은 전반기 열여덟 경기에서 볼넷을 마흔두 개 허용해 경기당 볼넷 2.33개를 기록했지만 후반기에는 경기당 볼넷 2.5개(네 경기 10볼넷)를 내줬다.
이재학의 주무기는 탄탄한 하체를 축으로 한 체인지업이다. 마운드에서 직구와 체인지업 위주로 공을 던진다. 그 밖에는 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섞는다. 특히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승부구로 활용하는 체인지업은 떨어지는 각도가 예리해 타자들이 공략에 어려움을 느낀다. 13일 경기에서도 전체 투구수 일흔일곱 개 가운데 직구와 체인지업을 각각 마흔여덟 개와 스물다섯 개씩 던졌다.
문제는 이 체인지업이 타자들의 눈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체인지업의 투구 비율이 높은 데다 결정구로의 활용이 상대에 노출되면서 안타를 맞거나 골라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볼넷과 투구수가 늘어났고, 그 만큼 마운드를 지키는 시간은 짧아졌다. 김경문 NC 감독(56)은 “외국인선수들이 부진할 때 (이)재학이가 많은 승을 올려줬다”면서도 “올 시즌 뒤에는 구질 등에서 새로운 뭔가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학은 지난해 세운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까지 1승을 남겨두고 있다. 남은 시즌 최대 8~9회 정도 선발 등판 기회를 잡을 수 있어 기록 달성 가능성은 높다. 다만 최근 네 경기에서 보여준 구위는 시즌 초반만 못하다. 팀 내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승수쌓기가 길어져서는 곤란하다. ‘2년차 징크스’ 극복을 위한 고비는 바로 지금이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