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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하러 떠났다 방전돼서 돌아왔네…여름휴가 극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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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하러 떠났다 방전돼서 돌아왔네…여름휴가 극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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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박모 과장은 지난 달 여름휴가를 이용해 8박10일로 쓰리랑카를 다녀왔다. 값비싼 비행기 가격이 아까워 하루 연차까지 내고도 출근 당일 자정에 인천공항에 도착한 빡빡한 일정 탓이었을까? 지난주 내내 여독에 시달려야했다. 박 과장은 “여행지에선 깨우지 않아도 새벽같이 잘 일어났는데 다시 출근을 하니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국내 제약사에 근무하는 성모 과장도 지난주 일주일간 여름휴가를 갔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격언을 위로삼아 서울시내 관광도 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지만 업무 복귀 첫날인 11일 끔찍한 하루를 보냈다. 정신이 멍한 월요병 증세가 하루 종일 계속되면서 업무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성 과장도 휴가기간 밤늦게까지 깨어있다 아침이면 느지막이 일어나는 생활이 반복되면서 아침 출근준비가 가장 어렵다고 했다.


달콤했던 여름휴가가 끝났다. 1년을 손꼽아 기다려온 여름휴가는 짧고 그 후유증은 길다. 여름휴가에서 업무에 복귀한 직장인들은 대부분 휴가 후유증에 시달린다. 한여름 무더위를 피하고 그동안 쌓인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떠난 바캉스가 오히려 피로를 가중시키는 꼴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 카피를 믿고 해외여행을 다녀온 직장인들이나 휴가내내 집에서 휴식을 취한 ‘방콕족’ 모두 휴가를 다녀온 뒤 활력은 커녕 피로감을 호소한다.

◇직장인 여름휴가 후유증 1위 ‘우울증’ = 직장인들 대다수가 여름휴가 이후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조사도 있다. 취업포탈 커리어가 지난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1.3%는 여름휴가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휴가 이후 돌아온 일상에 대한 우울감이 24.6%로 가장 큰 후유증으로 꼽혔다. 업무 집중도 감소(16.8%)와 휴가지에서 사용한 금액에 대한 경제적 부담(14%), 밀린 업무에 대한 부담(13.8%), 앞으로 휴가가 없다는 상실감(13%)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 B웨딩뷔페에서 요리사로 근무하는 차모과장도 지난주 사흘간 휴가를 다녀온 뒤 무력감에 시달리고 있다. 휴가 전 무리 없이 진행되던 업무가 버겁고, 동료들의 일처리도 짜증스러웠다. 차 과장은 “출근 때마다 한숨부터 나온다”면서 “원래 짜증을 안내는 성격인데 요즘에 부쩍 짜증이 늘어 주변 사람들이 부담스러워 할 정도”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여름휴가를 보낸 직장인들은 불어난 카드 값에 한숨짓는다. 홍보회사에 다니는 임모 이사는 지난달까지 여름휴가지인 스페인행 항공권 카드요금을 지불했다. 하지만 다음달부터는 최근 다녀온 스페인에서 쓴 여행 비용을 갚아야 한다. 임 이사는 “휴가 전에 결제한 항공요금에 휴가 후에는 여행지에서 쓴 카드값이 밀려있어 일년 내내 여름휴가 비용을 갚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짧은 휴가에 몰아쉰 탓 =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여름휴가 후 후유증을 겪는데는 짧은 휴가기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소 2주, 길면 한 달 가량 여름휴가를 즐기는 외국의 경우 충분히 쉬면서 재충전이 가능한데, 우리나라의 경우 짧게는 사흘에서 주말을 포함해 9일까지만 쉴 수 있어 휴가기간에 몰아서 놀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직장인교육 전문기업 휴넷이 지난달 직장인 97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름휴가 기간은 평균 4.3일에 불과했다. 특히 여름휴가 준비 계획에는 놀거리와 먹거리 등 휴가정보 수집이 61.1%에 달해 '휴가를 알차게 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보여줬다.


여름휴가가 7월말 8월초에 몰려있다는 점도 휴가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휴가 패턴 및 연중 휴가 시행’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128개사 응답), 하계휴가 기간은 7월 말∼8월 초에 집중(59.7%)된 것으로 파악됐다. 8월 초순이 34.4%로 가장 많았고, 7월 말(25.3%)과 8월 중순(12.2%), 7월 중순(10.9%), 8월 말(7.3%)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극성수기에 휴가지를 찾다보면 사람에 치여 제대로 쉴 수 없다. 숙박요금도 껑충 뛰는데다 숙소 잡기도 어렵다. 피서지마다 주차하느라 고생, 성수기에 사람이 몰리니 바가지 상혼 발생, 넘쳐나는 쓰레기로 쉬는 것이 오히려 고생스러운 것이 당연하다.


◇여름휴가 후유증 극복하려면? = 여름 휴가를 다녀온 후 유독 피곤하고 의욕이 없거나 밤잠을 설치기 일쑤고, 입이 자주 헐기도 하며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들이 많다. 흔히 '휴가 후유증'이라 불리는 이러한 증상들은 생체리듬 교란으로 발생한다. 휴가 동안 피서지에서 밤새도록 놀다가 낮에는 잠을 자는 생활을 반복하는 등으로 생체리듬에 혼란이 생기면 호르몬 체계나 수면 주기 등에 문제가 생긴다.


이렇게 되면 낮에는 코르티솔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일을 할 때 피곤하고 무기력하며, 밤에 분비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적게 분비돼 불면증에 시달린다. 면역기능이 떨어지면서 잠재해 있던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활성화 돼 입술 주위에 물집이 생기는 구순염을 겪기도 한다. 혼란에 빠진 생체리듬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지만, 몇 가지 방법으로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


우선 휴가 날짜를 잘 잡는 것이 우선이다. 휴가를 다녀온 후 바로 다음 날 업무에 복귀하는 것보다 되도록 1~2일 정도의 쉬는 날을 남겨두는 것이 휴가 후유증 예방에 좋다. 또 휴가 후유증에 시달릴 때에는 채소나 과일 등 비타민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 큰 도움을 준다. 장거리 여행으로 인한 면역력 약화로 장염 등 위장 질환이 발생했다면 유산균이 함유된 요거트를 마셔주는 것도 좋다. 무기력증은 하루 20분가량의 일광욕이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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