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이쯤 되면 ‘홈런의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넥센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세 방 포함 장단 21안타를 몰아치며 15-10으로 이겼다.
7일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9회초 유한준(33)의 극적인 동점 쓰리런과 12회초 김민성(26)의 역전 결승포 등 홈런 세 방을 앞세워 6-5 역전승을 거뒀고, 잠실구장 밤하늘에 쏘아올린 홈런포는 8일 경기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6회 박병호(28)가 시즌 35호 홈런을, 7회와 8회 이성열(30)이 9호, 10호 홈런을 기록했다.
8일 현재 넥센의 팀 홈런은 147개로 아홉 개 구단 가운데 1위다. 경기당 홈런 1.56개씩을 쳤다. 2위 삼성(120개)보다는 스물일곱 개가 많다. 같은 기간 팀 타율도 0.298로 삼성(0.303)에 이어 두산과 함께 공동 2위다. 팀 평균자책점이 5.52로 5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화력을 앞세워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셈이다. 넥센은 두산과의 2연전을 모두 승리하며 3연승으로 시즌 전적 56승 1무 37패를 기록, 단독 2위를 달리고 있다.
홈런의 선봉에는 박병호와 강정호(27)가 있다. 올 시즌 각각 서른다섯 개와 서른 두 개를 때렸다. 이미 홈런 부문 2위 그룹(야마이코 나바로·이승엽·나성범 각 24개)과는 여덟 개 이상 차이를 벌렸다. 특히 박병호는 8일 경기에서 팀이 8-5로 앞선 6회초 2사 1루 네 번째 타석에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쳤다. 두산 네 번째 투수 윤명준(25)의 초구 시속 124㎞ 커브를 그대로 걷어올렸다.
박병호와 강정호 말고도 넥센에는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 중인 선수가 네 명 더 있다. 유한준과 이택근(34)이 각각 열여섯 개와 열네 개, 김민성과 이성열(30)도 홈런 열 개씩을 쳤다. 2009년 기록했던 한 시즌 팀 최다 홈런(153개) 기록 경신은 떼어 놓은 당상이다.
이제는 2003년 삼성이 세운 한 시즌 팀 최다 홈런 기록에 도전한다. 당시 삼성은 이승엽(38)의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56개)을 앞세워 홈런만 213개를 쳤다. 이승엽 외에 마해영(44·은퇴)과 양준혁(45·은퇴)이 각각 서른여덟 개와 서른세 개로 뒤를 받쳤다. 그에 앞서서는 1999년 해태와 삼성이 각각 홈런 210개와 207개를 쳤고, 2000년에는 현대가 홈런 208개를 때린 바 있다. 2003년 삼성을 마지막으로 지난해까지 한 시즌 동안 200홈런 이상을 기록한 팀은 나오지 않았다.
넥센은 8일까지 정규리그 아흔네 경기를 해 앞으로 서른네 경기를 남겨뒀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홈런 쉰세 개를 더 쳐 팀 홈런 200개를 채우게 된다. 신기록 달성까지는 조금 더 힘이 필요한 상황이다.
넥센은 9일부터 선두 삼성(60승 2무 29패)을 목동구장 홈으로 불러들여 2연전을 한다. 올 시즌 박병호와 강정호 등이 유독 삼성과의 승부에서 강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박병호는 열한 경기에서 타율 0.361 5홈런 9타점, 강정호는 열한 경기 타율 0.359 4홈런 7타점을 올렸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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