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공모전 아이디어 주최기관에 귀속시키는 약관 시정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공모전에 제출한 작품이나 아이디어에 대한 지식재산권이 응모자게 귀속될 수 있도록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련 약관을 바로 잡았다.
7일 공정위는 15개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총 31개 아이디어 공모전 약관의 약관법 위반 여부를 점검해 지식재산권 귀속·사용 관련 불공정약관조항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지식재산권은 발명·상표·디자인 등에 관한 산업재산권과 문학·음악·미술 등에 관한 저작권을 총칭하는 말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공모전을 주최하는 사업자가 응모자의 아이디어를 부당하게 탈취·유용하는 등 지식재산권 관련 피해사례가 적지 않았다. 일례로 사진공모전에 응모한 A씨는 본인이 찍은 사진이 전시회에 전시된 것을 확인했다. 공모전을 주최한 기업에 항의했지만 '응모작에 대한 권리는 주최기관에 귀속된다'는 약관 때문에 A씨는 자신의 권리를 더 이상 주장 할 수 없었다.
공정위는 공모전 주최 사업자가 응모자의 응모작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대가 없이 양수한다는 내용의 약관은 응모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수상작에 대해 지급되는 상금이나 상품 등의 수상혜택도 원칙적으로 수상작에 대한 권리를 넘겨받는데 따른 대가로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해당 약관을 '응모작에 대한 일체의 권리는 응모자에게 있다'고 수정하도록 했다.
또 공정위는 수상작을 주최기관이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한 약관도 별도의 약정에 따라 체결하는 것으로 바꿨다. 공모전 수상작을 전시 등의 이유로 활용할 때 지식재산권을 양수받을 수 있도록 응모자의 허락을 받도록 한 것이다.
황원철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아이디어에 대한 권리보호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아이디어 발굴→신시장 형성→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창조경제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기 어렵다"면서 "이번 약관 시정조치가 공모전 응모작품에 대한 권리를 정당한 권리자인 응모자에게 귀속시키고, 지식재산권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는 거래 관행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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