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미국과 한국의 군사훈련을 빌미로 연일 비난을 계속하는 북한이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에는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할 뜻을 거듭 밝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작 판문점 연락관을 통한 통지문 전달 등 공식 통로를 이용한 입장 표명은 하지 않고 있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4일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가 대회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남북관계 개선에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가 5일 전했다.
이와 함께 북한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에서 친선과 평화에 이바지하기 위해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VOA는 덧붙였다.
남북한은 지난 달 17일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아시안게임 참가 문제를 논의하는 실무접촉을 열었지만 인공기 사용 문제 등으로 이유로 북한이 결렬을 선언한 뒤 추가 접촉을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특히 지난 달 23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로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할 의지를 밝힌 뒤에도 별다른 행동에 나서지는 않으면서 시간을 끌고 한국 측의 반응을 떠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정부도 북한 측이 결렬을 먼저 선언한 만큼 북측에 먼저 실무접촉을 제의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우리민족끼리’는 또 ‘남북관계 개선에도 적극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부각시켰다. 이 매체는 지난 2일에도 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보낼 뜻을 밝혔다.
‘우리민족끼리’의 이런 언급은 북한이 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할 의지를 여전히 갖고 있음을 엿보게 한다.
그러나 한국 정부를 향해 아시안게임을 정치로 이용하려 한다고 비난을 계속하고 있어서 북한의 진의가 무엇인지 여전히 불투명하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VOA에 북한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함으로써 5·24조치 해제와 같은 것을 한국으로부터 얻어내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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