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께 피의자 신분으로 인천지검 재출석…체포영장 만료 앞둔 검찰 구속영장 청구 저울질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운전기사 역할을 하며 도피를 도운 양회정(55)씨가 31일 검찰에 재출석했다. 자수한 양씨를 상대로 사흘째 강도높은 조사를 이어가고 있는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양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했다. 양씨는 세월호 참사로 검경의 수사가 본격화 된 직후부터 유 전 회장과 동행하며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9일 검찰에 자수한 양씨는 이틀에 걸친 조사를 받은 뒤 전날 밤 귀가했다가 이날 오전 8시께 검찰에 다시 출석했다. 당초 검찰이 통보한 소환 시각은 오전 10시였지만, 양씨는 취재진을 피해 2시간가량 일찍 인천지검으로 와 10층 특수팀 조사실로 곧장 들어갔다.
양씨에 대한 체포영장 만료시한을 앞둔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유 전 회장과 장남 대균(44·구속)씨의 도피조력자가 자수할 경우 불구속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사망과 당시 행적에 의문점이 여전히 많아 이 방침을 양씨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것인지를 놓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씨보다 하루 먼저 자수한 '김엄마' 김명숙(59·여)씨와 양씨의 부인 유희자(52)씨에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 방침을 적용했다.
검찰은 이날 양씨를 상대로 순천에서 경기도 안성으로 도주한 5월 25일 이후의 행적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양씨는 지난 5월 3일 유 전 회장이 양씨의 처제 유모(47)씨 집에서 순천에 있는 별장 '숲속의 추억'으로 도주할 당시 벤틀리 차량을 직접 운전했다. 또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순천지역 핵심 신도인 추모(60·구속 기소)씨의 지시를 받고 자신의 동서 한모(49·구속 기소)씨와 별장 내부 벽면에 비밀공간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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