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배우 공효진의 섬세한 내면 연기가 안방극장에 뭉클함을 전달했다.
최근 방송 중인 ‘괜찮아 사랑이야’ (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에서 공효진은 어렸을 적 트라우마로 인해 관계기피증에 걸린 정신과 의사 지해수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직설적 말투를 지닌 화끈한 캐릭터이지만 사랑 앞에선 한없이 여린 여자다.
지난 30일 방송에서는 애인 최호(도상우 분)의 배신으로 지해수(공효진 분)가 숨겨온 상처를 꺼내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지난 2부에서 지해수는 남자친구였던 최호의 양다리 사실을 알게 된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자리에서 애인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마음을 붙잡기 위해 늦은 밤 해수를 찾아온 최호를 향해 그녀는 결국 꾹꾹 담아두었던 자신의 아픔을 다시 한번 절절히 토해내기에 이르렀다. 쏟아지는 빗 속에서 공효진의 절제된 눈물과 감정 연기는 시청자들의 가슴 한 켠을 아리게 했다.
자신의 양다리는 인정하면서도 사랑하는 여자와 300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잠자리를 참는 게 얼마나 힘든 줄 아냐고 묻는 최호에게 지해수는 자신이 비정상이 맞고, 일반 사람들과 다름을 인정했다.
어렸을 적 20년 넘게 엄마의 불륜을 본 그녀는 그 트라우마로 잠자리가 나쁜 거라고 생각하는 관계기피증을 앓고 있었다. 남들은 사랑 할 때 가슴이 떨리지만 자신은 술 취해서 토하는 것처럼 싫고, 자신도 하루 빨리 기분 더러운 병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눈물로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환자들이 미워하고 죽이고 싶어했던 상대를 점차 이해하면서 자신의 병과 상처를 뛰어 넘을 때 해수도 환자들을 돌보면서 자신이 가진 상처와 아픔 또한 점점 치유가 되리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믿었던 애인의 배신은 해수 자신이 가지고 있던 트라우마에 또 한 번 겹쳐지며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자신의 상처를 표현하지 못하고 꽁꽁 감춘 채 살아가는 안타까운 삶의 한 면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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