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지난 17일에 발생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이 서방 대기업들과 러시아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도화선이 됐다고 영국 가디언의 일요판 옵서버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으로 서방국의 러시아 제재가 강화되고, 이에 대해 러시아가 보복조치를 가하면서 서방 대기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직격탄이 예상되는 서방 대기업으로 영국 석유기업 BP,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 세계 2위 소비용품 종합 제조업체인 유니레버,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 오스트리아 라이파이젠은행 등을 꼽았다.
BP는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즈네프티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 이고리 세친 로즈네프티 회장이 서방의 경제제재 명단에 올라 있는 상태다. EU가 3단계 제재로 러시아에 에너지 기술 수출을 금지할 경우 BP의 북극해 시추도 중단될 위기에 놓인다.
신문은 러시아가 자동차·항공 산업에 주로 사용되는 금속 수출을 금지하면 보잉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잉은 항공기 제작에 사용하는 티타늄의 3분의 1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4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맥도날드는 이미 러시아 당국의 견제를 받고 있으며, 유니레버도 러시아 소비 급감을 우려하고 있다.
라이파이젠은행은 서방 금융기관 가운데 가장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라이파이젠은행은 2013 회계연도에 세전 영업이익의 4분의 3을 러시아에서 얻었을 정도로 러시아 의존도가 높다. 신문은 라이파이젠은행 다음으로 프랑스 소시에떼 제네랄이 금융권 가운데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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