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균씨 수배전단과 거의 흡사한 모습으로 체념한 듯한 태도보여…박수경은 '묵묵부답'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장남 대균(44)씨가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 74일만에 검거됐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이들의 신병을 인계받아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다.
25일 경기도 용인시 한 오피스텔에서 검거돼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압송된 대균씨는 수배 전단과 큰 차이점이 없었다. 다만 3개월 가까이 이어온 도피생활 탓에 지치고 체념한 모습을 보였다.
유씨는 오후 9시 20분께 인천시 남구 광수대 정문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코와 턱 부분에 짧은 수염이 자라 있었지만 수배전단과 거의 흡사한 모습이었다.
유씨는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알고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금 전 알았다"고 답했다.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부모 자식 사이에 부모가 돌아가셨는데 기분이 어떻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석달 간의 도피가 끝난 것에 대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아버님 생각이 들었다"고 담담히 밝혔다.
도주하면서 가족과 연락하거나 밀항을 시도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내저었다.
유씨와 함께 오피스텔에서 검거된 도피 조력자 박수경(34·여)씨도 모습을 드러냈다. 수배전단에 나온 모습보다 야윈 얼굴을 하고 있던 박씨는 유씨와 마찬가지로 검은색 상·하의를 입고 있었다.
박씨는 얼굴을 가리거나 고개를 숙이는 행동없이 시종일관 당당한 태도를 보였고,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오후 7시께 대균씨와 박씨가 은신해있던 오피스텔에서 이들을 검거했다.
검찰은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유 전 회장 일가의 경영비리 수사에 착수해 유씨가 56억원의 횡령·배임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유씨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 4월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누나 섬나(48)씨가 있는 프랑스로 출국을 시도했다. 그러나 출국금지된 사실을 알고 공항에 차량을 버려둔 채 달아났고 이후 종적을 감춰 검경의 추적을 받아왔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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