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SK이노베이션이 2분기 영업손실 503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은 25일 2분기 매출액이 16조4937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1% 줄었고, 세전이익은 97.5% 감소한 82억원으로 간신히 마이너스를 면했다고 밝혔다.
1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실적은 매출액 33조3717억원, 영업이익 1754억원, 세전이익 1952억원을 각각 올렸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실적 악화에 대해 "정제마진 약세와 환율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로 석유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아로마틱 제품의 시황 약세가 지속돼 화학사업 수익성마저 하락했다"면서 "특히 원화 강세 여파로 2분기 영업이익이 1050억원 감소한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석유개발사업에서 112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윤활유 사업도 2012년4분기 이후 분기별 최대 실적(영업이익 794억원)을 올려 부진을 만회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석유사업이 매출 12조2040억원, 영업손실 2149억원을 기록했다.
이라크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는 소폭 올랐지만 석유제품 마진이 하락해 정제마진이 약보합세를 보인 가운데 석유정제설비 정기 보수로 가동률이 떨어졌고, 환율변동까지 겹쳐 타격을 입었다고 SK이노베이션은 설명했다.
화학사업은 매출 3조2611억원, 영업이익 510억원을 냈다. 파라자일렌(PX) 등 아로마틱 계열 화학제품의 가격 약세로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335억원 떨어졌다.
석유개발사업은 매출 2289억원에 영업이익 112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무려 49.2%에 달했다. 3분기부터 미국 생산광구 물량이 추가돼 실적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회사 측은 전망했다.
성수기에 진입한 윤활유 사업은 매출 7407억원, 영업이익 794억원을 올렸다.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스페인 렙솔과 합작해 카르타헤나에 건설 중인 윤활기유 공장을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해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울산ㆍ인천의 신규 PX 설비와 스페인 윤활기유 공장이 상업 생산에 돌입해 외형적 성장이 기대된다"면서 "글로벌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함에 따라 PX 등 화학제품 수익성도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에 대해서는 2020년 이후 위협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우석 SK이노베이션 경영기획실장은 이날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판매대수는 약 8500만 대"라며 "그 중 전기차 또는 수소차 등 새로운 동력을 이용하는 자동차의 비중은 아직 1% 미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기 및 중기적으로는 석유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다만, 전기차 등이 약 5% 비중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2020년 이후로, 장기적 측면에선 위협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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