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내년부터는 초ㆍ중학교에서 소프트웨어(SW) 교육을 필수로 이수하게 된다. 또 자율주행차, 스마트 선박 등 주력산업의 혁신제품 개발을 위해 2020년까지 SW분야에 1조원이 투자된다. 개인ㆍ기업ㆍ정부 전반에 SW를 광범위하게 적용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제고한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23일 미래창조과학부ㆍ교육부ㆍ산업통상자원부ㆍ문화체육관광부는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SW중심사회 실현 전략보고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청사진을 마련해 발표했다.
미래부는 SW중심사회 실현전략, 교육부는 초ㆍ중등학교 SW교육 혁신방안, 산업부는 제조업의 SW융합 및 활용전략, 문화부는 SW저작권 보호ㆍ이용기반 확산방안을 각각 맡았다.
우선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SW교육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한다. 초등학교에서는 정보관련 교과 내용을 SW 기초 소양 교육 내용으로 바꾸고, 중학교에서는 '정보' 교과를 'SW교과'로 전환한다.
고등학교에서는 '정보' 교과를 심화선택에서 'SW'교과 일반선택으로 전환한다. 교육부 창의인재정책관은 "구조적으로 일반선택을 이수한 학생들이 더 배우기를 희망할 경우 심화선택을 배우게 된다"며 "심화선택이 선택률이 낮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일반과목으로 전환하면 많은 학생들이 선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학의 실전적 소프트웨어 교육도 확대된다. SW전공 대학 지원사업을 개편해 실전형 SW교육과정을 준비ㆍ운영하는 대학을 집중 지원하고 SW전공자 뿐 아니라 모든 분야의 대학생들에게 실전적 SW교육 기회를 제공해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을 유도할 계획이다.
산업적으로는 오는 2020년까지 자동차, 조선 등 주력산업의 '소프트웨어(SW) 융합 혁신제품' 개발에 민관이 공동으로 약 1조원을 투자해 선진국 대비 90%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자율주행차, 스마트 선박, 무인항공기, 지능형 반도체 등 미래형 혁신 제품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해 주력상품을 SW 집약형 혁신 제품으로 고부가가치화 한다는 계획이다.
SW 비중이 높고 고성장이 예상되는 4대 산업은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 웨어러블 기기 2000억원, 로봇 2000억원, 센서 2200억원, 3D 프린팅 1800억원 등 총 8000억원을 투자해 2020년에는 4대 산업 세계시장(약 3000억 달러)의 20% 점유율을 확보, 글로벌 탑3 안에 들겠다는 목표다.
SW중심사회가 지속발전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SW) 불법복제를 근절하는 정책도 마련했다. 선진국 수준으로 SW불법복제율을 낮춰 저작권 존중문화를 정착시키는 한편, 공공 SW시장의 하도급 구조도 개선해 일선 개발자에 대한 처우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38% 수준인 SW불법복제율을 2020년까지 선진국 수준인 20%로 낮춘다. 특히 공공기관은 2017년까지 불법복제율 0%를 달성하고 효율적인 관리체계를 정착시켜 불법복제 근절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목표다. 문체부 저작권정책관은 "문체부가 일부 기관에 대해서 현장점검을 진행한 결과 평균이 1.02%였다"면서 "이번 내놓은 정부 안은 이것을 0%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복잡해지는 시장상황에 맞춰 내년부터 'SW저작권 자율준수' 제도를 내년부터 도입한다. 저작권 특별사법경찰이 중소기업을 직접 방문해 정품SW 사용을 유도하고, 불법복제 기술 진화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저작권 포렌식 센터'를 운영한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올해를 SW중심사회 실현의 원년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대책은 현 정부가 임기 끝까지 집중 관리해 나갈 창조경제의 핵심과제로, 향후 적극적인 현장 의견수렴을 통해 계속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양희 미래부 장관 및 교육부·산업부·문체부 정책 관계자들과의 일문일답이다.
-미래부 국장도 '소프트웨어의 정의가 계속 바뀌고 있다'라고 말했다. 솔직히 이것이 소프트웨어에 대해서 범국민적 관심을 일으키려면 '이것이 무엇이다'라는 것을 좀 일반인들한테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게 중요한 것 같은데, 장관이 생각하는 범위는 어떤 것인가.
▲휴대폰을 꺼내서 망치로 때려서 부쉈다고 가정한다면. 뭔가 나오겠다. 부품도 나오고 뭐도 하고, 그런데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는 그 안에서 찾을 수 없다. 그냥 부품만 있다.
그런데 이것을 조립해서 돌렸을 때 이것을 돌아가게 하는 그 무엇, 하드웨어의 부품이 아닌 그 무엇, 그러면 그 안에 소프트웨어도 있을 것이고 앱도 있을 것이고 콘텐츠도 있을 것이고 유저인터페이스도 있을 것이고, 그 하드웨어가 들어가 있지 않은 모든 그 무엇을 우리는 소프트웨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 것으로 소프트웨어를 광의로 우리가 해석을 하고, 또 하드웨어나 서비스나 어떤 다른 분야에 융합하는 것들도 다 소프트웨어라고 봐야 된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소프트웨어 그러면 아주 좁은 범위로 정의를 했기 때문에 ‘한국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없다’ 이렇게 얘기를 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소프트웨어가 수만 명씩 일하는 기업들이 있는데, 그 기업들을 다 우리가 하드웨어 기업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 회사들도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없으면 수출도 안 되고 기업이 유지가 안된다.
앞으로 제가 희망하기로는 농업이든, 금융이든, 모든 전통산업이 소프트웨어 힘으로 부가가치가 올라가고 경쟁력이 올라가기를 희망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다'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고등학교에서 정보과목을 '심화선택'에서 '일반선택'으로 전환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 인가. 모든 고등학교에서 정보 과목을 고등학생들이 다 한다는 얘기인가.
▲물론 둘 다 선택과목이기는 하다. 통상 구조적으로 보면 일반선택을 이수한 학생들이 더 배우기를 희망할 경우에 심화선택을 배우게 된다. 현재 '정보'는 고등학교에 심화선택으로 있어 선택률이 낮다는 지적이 있었다. 일반과목으로 전환을 해서 보다 많은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개정 할 예정이다.
현재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과정에 있다. 개정과정에서 소프트웨어 교육 관련한 내용을 만들고 있는데, 주요사항은 9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오늘 구체적인 교과목이나 시수는 발표되지 못하고 있지만, 기본방향은 초·중학교에서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소프트웨어에 관한 소양교육을 모든 학생들에게 필수로 가르치겠다는 내용이다.
-중·고등 교육에 소프트웨어가 들어가면 대학교 입시에도 반영이 되는것인지?
▲연계가 되는데, 현재 만들어지는 교육과정이 대입 수능과 어떻게 연계될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것은 추후에 발표가 될 것이다.
좀 전에도 말했듯 지금 교육과정 개정안을 만들고 있고, 그 주요 사항(교과목이나 시수) 등은 9월에 발표를 해서 2017년 이후에 시행된다.
그러다 보니까 2015~2016년에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 올 하반기에 '소프트웨어 교육 운영지침'을 만들어서 '내년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하는 내용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9월 중에 구체적으로 발표를 할 예정이다. 통합형 교육과정을 개발하면서 교육과정과 교원, 또 대입 때 수능 연계한 그런 종합적인 계획을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기술자 처우개선에 관련된 장관 생각이 궁금하다.
▲한국에서의 소프트웨어 기업이나 소프트웨어 직장이 갑-을-병-정 하도급이 워낙 많다 보니까 소프트웨어가 제값을 잘 못 받고, 그러다 보니까 처우가 나쁘고, 그러다 보니까 소프트웨어 산업은 다시 투자에 대한 회수가 잘 안 되고, 이런 악순환의 고리, 덫에 걸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고리를 끊기 위해서 하도급을 아주 제한적으로만 허용해주는 그러한 제도를 정부에서는 생각하고 있고, ‘소프트웨어 제 값 주기’, 또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를 근절시키기’ 등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소프트웨어 전공자가 좋은 직장으로 좋은 급여를 받으면서 종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소프트웨어 학과에 소위 지망자가 훨씬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런 세상이 오기를 곧 희망한다.
-전 초등학생, 중등학생 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킨다는 목표의 미래치고는 엔지니어 2000명 양성은 너무 적은 것 같다. 과연 이 2000명이 어느 정도 수준의 인력인가.
▲엔지니어링 분야에 2000명이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고급인력을 말하는 것이다. 해외, 영국의 설계전문대학원에 유학을 보낸다든지, 국내에 중요 대학과 기업들이 같이 합동으로 아주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든지 해서 현재 지금까지 우리가 하지 못했던 엔지니어링 분야에 아주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2000명이라는 숫자가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그리고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분야도 현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쓸 수 있는 아주 현장맞춤형 인력양성이 되겠다. 그래서 예를 들어 비트컴퓨터의 비트스쿨이라든지, 마이다스IT의 일반 민간기업이 갖고 있는 교육시설이나 프로그램 강사를 활용해 교육을 시킴으로써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을 바로 양성하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숫자라고 생각한다.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을 '소프트웨어 진흥법'으로 확대 개정한다고 돼 있다. 지금까지 말한 것이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이런 것은 개념이 사실 약간 모호하고 추상적인 개념인데, 법이라는 것은 구체적이다.
이 산업법을 그냥 '소프트웨어 진흥법'으로 바꾸면 어떤 부분에서 확대가 되고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들어가며, 또 이것을 구체적으로 어느 시기에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궁금하다.
▲소프트웨어와 관련 진흥을 지원해주는 법 이름 자체가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이다. 그러니까 이것이 장관이 얘기하는 소프트웨어 중심사회에서는 잘 맞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우선 '소프트웨어 진흥법'이라고 가칭으로 하고, 법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
우선 소프트웨어 정의부터 바뀌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소프트웨어, 패키지 소프트웨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SI, 이런 것들이 소프트웨어로 정의되어 있다. 그러면 방금 말한 광의의 해석을 담아야 될 것이다.
두 번째로는, 정책의 연속성이나 결과나 이런 효과성을 측정하려고 하면, 같은 기준으로 시계열로 분석을 해서 평가를 하고 해야 되는데, 그러자 하면, 지금 소프트웨어 중심사회에서 말하는 확대된 범위의 소프트웨어가 통계 체제를 갖추어 줘야 된다. 지금 현재의 통계 체제는 아까 말한 좁은 의미의 소프트웨어밖에 담고 있지 않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중앙부처나 지자체나 이런 성과관리나 평가체계에도 장기적으로 들어가야 되고, 그 다음에 정부 예산을 지원하는 입장에 있어서도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에 정의된 범위 내에서만 예산집행을 할 수 있다. 그런데 광의로 해석을 하게 되면, 넓은 의미의 소프트웨어에 관한 인력이나 R&D 예산을 지원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범위를 넓히는 소프트웨어의 중심사회에 걸맞은 법체계를 빨리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우리들이 준비를 하고 있다.
-입법이나 시점. 이런 것도 어느 정도 가닥이 있는가?
▲곧 공식적으로 시작을 하게 될 것이다. 전략보고회, 토론 이런 것들을 기점으로 해서 스타트를 끊는다고 보면 될 것이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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