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넘는 무더위 속 골프대안 "고지대 골프장과 야간골프"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이 더위에 골프를 친다고?"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30도를 넘는 한낮 기온에서 골프를 친다는 건 자타가 공인하는 '골프 미치광이'다. 하지만 대안이 있다. 바로 고지대 골프와 야간골프다. 낮보다 5도 이상 낮은, 쾌적한 조건에서 골프를 칠 수 있는 여름골프의 반가운 돌파구다.
▲ "높아질수록 시원해"= 고지대 골프장은 여름이 성수기다. 강원도 산간에는 특히 해발 700m부터 1100m가 넘는 곳까지 즐비하다. 고도가 100m 올라갈수록 이론적으로 기온은 0.65도씩 낮아진다. 1000m면 평지보다 최고 6~7도 가량 시원한 셈이다.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더 떨어진다. 한여름에도 새벽에는 긴 팔 옷을 입어야 할 정도다. 기압이 낮아 비거리가 10~ 20야드씩 더 나간다는 점도 매력이다.
강원도 정선 하이원골프장은 해발 1137m, 국내에서 가장 높다. 오는 8월 열릴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A)투어 하이원리조트오픈의 개최지다. 도심의 폭염과 달리 한낮에도 25도를 넘지 않는다. 강원도 태백 오투골프장 역시 1100m 고지에 조성됐다. 하이원과 가깝다. 제주도의 '한라산 브레이크'처럼 함백산 쪽이 높은 착시현상이 있어 그린플레이가 어렵다.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는 해발 700m다. 전 세계 유명 홀을 모아 18개 홀을 구성한 '레플리카 코스'에 27홀짜리 회원제 코스까지 더해 무려 45홀 규모다. 이밖에 버치힐과 용평, 휘닉스파크, 웰리힐리 등이 시원하다. 호남권에는 덕유산국립공원에 자리 잡은 무주 덕유산이 해발 900m다. 그린 주변에 야생화가 지천으로 깔려 '볼거리'도 풍부하다. 100여년 된 적송이 즐비해 삼림욕도 겸할 수 있다.
▲ "밤을 잊은 골퍼"= 도심에서는 야간라운드가 있다.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이 대표적이다. 마지막 티오프 시간이 7시30분이다.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아 퇴근 시간 전후에는 54홀의 바다코스 클럽하우스가 문전성시다. 야간 시간이 포함되는 3부 시간대만 무려 80팀을 소화한다. 금요일 저녁시간은 예약이 어렵다.
경기도 지역은 서원힐스와 포천힐스, 캐슬렉스, 인천그랜드, 해솔리아, 태광 등이, 강원도 지역은 소노펠리체와 알펜시아 등이 야간 라운드를 운영하고 있다. 전남 광주의 빛고을, 경남 창원 등도 가세했다. 그린피는 8만원부터 20만원대까지, 한낮 골프보다 오히려 비싼 곳도 많다.
야간 골프 요령이다. 조명기술이 발전했지만 낮처럼 정확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공을 넉넉히 준비해야 하는 까닭이다. 흰색보다는 노란색이 더 잘 보인다. 국산 컬러공 제조업체 볼빅은 "여름이 시작되는 6월 컬러공 매출이 5월보다 57%나 상승했다"며 반가운 표정이다. 날아가는 궤적이 선명하고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
그린은 이슬을 머금어 다소 느리지만 명암이 뚜렷해 굴곡은 더 잘 보인다. 골프장에는 나무와 풀이 많아 벌레가 많다는 점도 유의하자. 조명이 켜지는 밤에는 더하다. 보통 카트에 벌레 퇴치 스프레이를 따로 준비하고 있지만 없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다음 날 아침에 정상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면 라운드 도중에 커피 등 카페인이 든 음료는 삼가는 게 좋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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