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가동 목표…남아공 뿐 아니라 아프리카 시장 전반으로 수출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아프리카 TV 시장이 성장하면서 삼성전자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TV 공장 설립을 추진중이다.
21일 블룸버그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킹 샤카 국제공항 인근에 있는 더반 무역항에 30억∼40억 랜드(약 2889억∼3852억원)를 투자해 TV 공장을 건설한다. 삼성전자가 남아공 공장에서 생산하는 TV는 현지 시장 뿐 아니라 아프리카 지역 전반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남아공 TV 공장은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생산 품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남아공 정부는 더반 무역항을 새로운 특별경제지구로 지정할 예정인데 삼성전자가 이 지역에 처음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기업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장 설립으로 삼성전자는 남아공에서 기존에 있던 판매법인과 함께 신설 생산법인을 모두 운영하게 된다.
현재 남아공 무역산업부, 더반 무역항, 쿠아줄루 나탈 주정부 등이 모두 나서 삼성전자와 포괄적인 범위의 협상을 진행중이다.
리오넬 옥토버 남아공 무역산업부 국장은 "삼성은 세금 감면을 포함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공장 설립과 관련한 대화가 상당히 진척됐으며 삼성도 사실상 투자 계획을 마무리지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남아공에 TV 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아프리카 TV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중동·아프리카 평판 TV 시장은 2012년 1433만800대, 2013년 1586만7700대로 늘어났다. 올해 1분기에는 421만6600대를 기록해 지난해 시장 규모를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주요 시장인 미국, 유럽 지역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삼성전자가 아프리카를 중남미와 함께 신흥 시장으로 개척하고 있는 가운데 공장을 설립하기로 해 주목된다.
앞서 LG전자도 지난 2011년 TV 제조사 중 처음으로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TV 공장을 설립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두 남아공에 TV 공장을 세우면서 이 지역이 글로벌 TV 시장의 제조 허브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옥토버 국장은 "삼성이 공장 설립 초기 생산하는 제품 범위는 많지 않겠지만 향후 전자제품 전반과 고부가가치 기술 제품으로 생산 범위를 확대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TV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도록 남아공 정부가 각종 혜택을 확대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남아공 TV 공장 설립으로 향후 삼성전자가 현지 시장과 인근 지역 등에 수입 관세 면제 혜택 등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흥 시장인 아프리카를 공략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프리카개발은행(ADB)에 따르면 아프리카 중산층은 지난 2010년 3억1300만명에서 50년 후인 2060년 4배 가까이 늘어난 11억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12월 아프리카총괄 신설 후 현지 시장 확대를 추진중이며 오는 2015년까지 아프리카 지역 매출을 10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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